제1023장
이 순간 이천후는 피가 끓어오르고 전투 의지가 넘쳐흘렀다.
쿵. 쿵. 쿵.
두 사람은 끝없이 부딪히며 서로 죽고 죽이는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 둘 다 온갖 기술을 쏟아내고 강렬한 살기를 내뿜으며 상대를 쓰러뜨리려 했다. 전투 현장은 실로 격렬했고 한 번씩 공격이 오갈 때마다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 땅이 진동하는 듯했다.
그러나 점점 이천후가 밀리기 시작했다. 와룡의 수련 경지가 훨씬 더 높았기에 오랜 격투가 이어지면서 이천후는 좀처럼 우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싸울수록 그는 더욱 놀랐다. 와룡의 실력이 그보다 훨씬 더 높았던 것이다. 만약 미리 대비책을 준비하지 않았다면 오늘 밤 결코 와룡의 상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와룡 또한 이천후 못지않게 놀라고 있었다. 자신보다 수련 경지가 낮은 상대와 이렇게 오랫동안 싸워야 하는 데다가 심각한 부상까지 입어 피투성이가 된 것이다. 이 상황은 그에게 상상조차 못 했던 일이었다.
“원경 궁주님, 이제 나와주셔야 할 때가 아닙니까!”
이천후는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로 와룡의 공격에 한번 더 내던져진 뒤 갑자기 큰 소리로 외쳤다.
그 말을 듣고 와룡의 얼굴빛이 순간 변했지만 그가 반응하기도 전에 강가의 달빛 아래에서 금빛 옷을 입은 여인이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녀의 피부는 마치 백옥처럼 빛났고 자태는 우아했는데 몸 속에 두려움을 일으키는 강력한 힘이 숨겨진 것 같았다.
그녀의 얼굴은 청동 가면으로 가려져 있었기에 정확히 보이지는 않았으나 존재 자체로 와룡에게 엄청난 압박감을 주었다.
“그쪽은 누구예요?”
여인이 가까이 다가오자 와룡은 눈꺼풀이 심하게 떨렸는데 영혼마저 미세하게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은무학궁의 궁주다. 내 이름은 알 필요 없어. 왜냐하면 넌 곧 죽을 테니까.”
그녀의 목소리는 마치 새의 울음소리처럼 아름답고 청아했지만 동시에 은은한 위엄이 서려 있었다.
와룡은 얼굴빛이 더욱 창백해지며 큰 소리로 외쳤다.
“전 은무학궁과 원한이 없지 않습니까. 왜 갑자기...”
푹.
그가 말을 끝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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