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22장
이천후는 마치 모든 걸 예상이라도 한 듯 전혀 동요하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네가 이렇게까지 끈질길 줄은 몰랐는데.”
그의 차분한 태도에 와룡은 약간 놀랐다. 보통이라면 자신이 갑자기 나타났을 때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 법도 한데 이 녀석은 왜 이렇게 태연한 걸까 싶었다.
오랜 세월 풍파를 겪어온 와룡은 순간적으로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 하지만 천급 고수인 그가 젊은 이천후 앞에서 겁을 먹을 리는 없었다.
와룡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위압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 자식, 네 뼈를 하나씩 부러뜨려 줄 테니 그때도 네가 지금처럼 태연할 수 있을지 보자!”
“오늘 밤 이곳이 네 무덤이 될 거야. 네 가죽을 벗기고 뼈를 갈아버려서 영원히 구원받지 못하게 해줄 테니 말이야!”
“참 독하네. 이제 너를 죽일 수밖에 없겠어.”
이천후는 코웃음을 치며 엄청난 기세를 터뜨렸다. 그의 검은 머리가 바람에 의해 사납게 휘날렸고 전투 의지가 마치 거대한 강물처럼 넘실거렸다.
“와룡, 네가 나를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참 우습구나!”
“오늘 밤 넌 이 낙룡강에서 영원히 잠들게 될 거야!”
“건방진 놈! 당장 무릎을 꿇어!”
와룡은 눈에 매서운 빛이 번뜩이더니 몸을 날려 한 걸음에 이천후의 가슴팍 앞까지 다가섰다.
이천후는 순간적으로 숨이 막히며 검은 그림자가 온몸을 덮어오는 것 같았다. 와룡의 주먹에서 느껴지는 압박이 온몸을 감쌌고 손끝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공포를 안겨주었다.
‘용검의 기운이여!’
이천후는 마음속에서 외치며 용검의 진기를 폭발시켰다. 신비로운 검처럼 날카롭고 거대한 바다처럼 웅장한 기운이 와룡의 기세와 맞부딪쳤다.
쿵.
둘은 마치 두 개의 거대한 산이 충돌한 듯 엄청난 에너지 파동을 터뜨렸다. 그러자 12급 태풍이 휘몰아치듯 주위의 갈대가 모조리 뿌리째 뽑혔다.
쉭쉭쉭.
두 사람은 각각 일곱, 여덟 걸음씩 뒤로 물러났고 첫 대결은 서로 막상막하로 끝났다. 어느 쪽도 이득을 얻지 못한 셈이었다.
“네가 그동안 힘을 숨기고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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