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88화 거짓말이야
남유주의 말에 서재에는 침묵이 맴돌았다.
박수혁의 동공이 점점 더 커지기 시작했다.
그는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했고, 수많은 이유도 생각해 보았지만,그녀가 이런 질문을 할 줄 생각도 못 했다.
사랑.
두 사람 사이에 지금까지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해본 적 없었다.
사랑하냐고?
박수혁은 곰곰이 생각했다.
‘아마도 사랑이겠지. 아련한 마음도 즐거움도 모두 사랑일 거야.’
하지만 그는 감정의 노출과 전이를 최대한 피하려고 했다.
박수혁의 사랑, 사랑했던 여자. 과거에는 오직 한 여자, 소은정뿐이였다.
그런데 감히 자기가 이 사랑을 남유주에게로 전이했다고 인정할 수 있을까?
그는 혹시라도 이 모든 게 착각일까 봐, 후회할까 봐 두려웠다.
결혼과 이익은 이 감정과 별개이다.
그는 이 어두운 감정선을 터치하기 싫었다. 그래서 남유주에 대한 마음을 사랑이 아닌 호감이라고 결정지었다.
그녀에 대한 호감은 다른 여자에 대한 감정과 다르다.
그녀는 유일하게 소은정 외에 박수혁의 마음속으로 들어온 여자이다.
그런데 사랑?
사실 인정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곰곰이 생각하던 박수혁은 완벽한 답을 생각해 냈다.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희미한 불빛 아래서 그의 어두운 눈동자는 마치 끝없는 밤빛에 녹아드는 것 같았다.
입체적인 이목구비와 차가운 영기가 넘치는 표정, 하지만 오늘은 왠지 따뜻함과 다정함도 섞여 있었다.
“그럼.”
박수혁의 말에 남유주는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마치 비웃듯이.
그녀는 몸을 앞으로 숙이고 그의 얼굴 가까이 다가가 한 손을 박수혁의 얼굴에 가져갔다.
그녀는 부드러운 손길로 박수혁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차갑고 정교한 이목구비는 어떤 흠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눈동자의 어둠은 구름처럼, 안개처럼 흐릿했다. 이는 박수혁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들키고 싶지 않을 때의 눈빛이다.
남유주는 그나마 박수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수혁 씨......”
그녀는 그저 세 글자를 내뱉을 뿐,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녀는 갑자기 벌떡 일어나 그의 옆으로 다가갔다.
박수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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