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06화 손님은 왕
오 분 후.
한껏 인상을 찌푸린 박수혁이 거실로 내려왔다.
남유주는 소파와 몰아일체가 되어 시선을 TV에 고정하고 있었다.
움직임을 멈춘 그가 그녀의 시선을 가리키며 물었다.
“고작 TV보는 거면서 이것 하나 가져다주지 못해요?”
그는 서류를 보려는 게 아니었다. 핑계를 만들어 그녀를 방으로 올라오게 하고 싶었다.
거실에 함께 있어도 충분히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남유주는 그저 그를 흘기고는 입을 열었다.
“회사 내부 기밀인데 내 손을 탔다가 뭐라도 잘못되면 화살이 나한테 날아올 게 뻔하잖아요?”
박수혁은 그녀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이유를 댈 수 있는지 신기했다.
“올라가요. 보여 줄 게 있어요.”
그는 말을 마치고 허리를 굽혀 테이블 위에 있는 서류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 먼저 계단을 올랐다.
남유주는 품에 안은 쿠션을 마지못해 내려놓고 그의 뒤를 따랐다.
박수혁은 침실 안에 있는 서재로 갔다.
그녀도 말없이 걸음을 따라 옮겼다.
안으로 들어간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책상 위를 보았다.
얼마 전에 있었던 사진들은 보이지 않았고 책상 위에는 그 어떤 사진도 없었다. 그가 무심결에 정리한 것 같았다.
그녀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그녀가 여기에 있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버젓이 내놓지 않으니 그도 그 정도로 바보는 아닌가 보다.
의자에 앉은 박수혁은 서류를 꺼냈다. 서로 내용이 다른 서류들을 그가 남유주에게 건네며 말했다.
“이건 최근에 찍은 것들이에요. 위치도 좋고 넓어서 와인바를 옮기려면 한번 고려해 봐요. 분명 전 가게보다 더 잘될 거예요. 이 중에서 한번 골라 봐요.”
그의 씀씀이가 크기도 했고 특히 만 사천오백 원으로 그녀의 기억 속에 쪼잔한 인상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남유주는 모두 괜찮은 곳들이긴 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평당 어마어마한 가격에 손이 떨렸다.
그녀는 도로 건네주며 거절했다.
“이사하려는 것이 아니에요. 그저 인테리어를 하려는 거예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와인바는 너무 낡았어요. 내부 시설도 좋지 않아서 거기에 더 돈을 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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