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12화 대가
전동하는 어두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소은정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말했다.
“여기서 좀 기다려 줄래요?”
소은정은 약간 굳은 표정으로 그에게 물었다.
“안에 있는 사람 안진이에요?”
전동하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소은정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사실 그녀는 안진을 불쌍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박수혁을 향한 집착에 가까운 사랑은 과거의 자신을 보는 것 같아서 더 가슴이 아팠었다.
하지만 안진은 소은정과 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다. 그녀의 사랑은 이기적이고 사랑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해칠 수 있는 대범함을 보여주었다.
절대 해치지 않겠다고 진심인양 이야기하고 뒤에서 그녀를 바다에 빠뜨린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머리털이 곤두섰다.
이미 원하는 결과를 얻었고 박수혁도 소은정을 버리고 이민혜를 선택한 상황에 왜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소은정은 이해할 수 없었다.
전동하가 낮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너무 긴장할 필요는 없어요. 죽이지 않을 거니까요. 하지만 대가는 치러야죠. 안 그러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다음에 또 비슷한 짓을 저지를 수도 있어요.”
소은정은 감정을 알 수 없는 그의 표정을 잠시 바라보다가 평소의 그와 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를 대할 때는 여전히 조심스러웠고 자상했다.
그는 웃고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소은정은 입술을 질끈 깨물었고 전동하는 그녀에게 말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문 열어.”
문앞을 지키던 경호원이 무거워 보이는 철제문을 천천히 열었다.
비명소리가 들리던 방에서 진한 피비린내가 풍겨왔다.
소은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황급히 입을 막고 고개를 돌렸다. 구역질이 올라왔다.
그녀는 휠체어 손잡이를 꽉 잡고 뒤로 후퇴하려 했다.
뒤에 서 있던 전동하가 앞으로 다가와서 그녀의 시선을 막았다.
“겁먹을 필요 없어요. 저 여자 피가 아니고 다 가짜예요.”
소은정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자 전동하는 민트 향이 나는 손수건을 그녀에게 건넸다.
그녀는 코를 막고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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