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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서프라이즈

어제 저녁 자신이 보였던 추태를 생각한 소은정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러면 안 되었던 건데... 한강에서 뺨 맞고 종로에서 화풀이라고... 박수혁에게서 얻은 부정적인 기운을 전동하에게 풀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건 동하 씨한테 너무 불공평하니까... 그녀의 발걸음 소리를 들은 건지 전동하의 뒷모습이 살짝 떨려왔다.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부드러운 전동하의 이목구비에 햇살이 드리웠다. 미간 사이에 피곤함이 살짝 드리운 모습에 소은정의 가슴이 욱신거렸다. 그녀를 향해 팔을 벌린 전동하가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서프라이즈. 나 보니까 좋아요?” 익숙한 목소리에 흠칫하던 소은정은 코끝이 시큰해졌다. 또 우는 거야? 소은정, 너 왜 이렇게 약해졌어... 하지만 그 이유를 자세히 생각하기도 전에 그녀의 다리는 전동하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전동하와 소은정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이지 않는다는 듯 서로를 와락 끌어안았다.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전동하의 체취가 소은정의 코끝을 스쳤다. 출장 내내 매일 통화도 문자도 하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했지만 그 동안 소은정은 단 한 번도 그에게 보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집 앞까지 찾아온 전동하를 본 순간 소은정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 정말 보고 싶었었구나... 언제부터인가 전동하도 그녀의 삶에 중요한 부분이 되어 버렸다. 처음 사귀기로 했을 때는 분명 전동하에 대한 보상 심리도 조금 담겨있었다. 그녀가 마음을 끝까지 열어주지 않는다면 전동하가 스스로 지쳐 떨어져나갈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전동하와 함께 지내며 바뀐 건 오히려 그녀였다. 언제부터 이렇게 빠져버린 걸까? 기억도 나지 않았다. 한참을 안고 나서야 그녀를 풀어준 전동하가 그녀의 얼굴 구석 구석을 훑어보았다. 그의 눈동자가 그리움과 반가움으로 일렁거렸다. “이렇게 보고 싶어 하는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일찍 올 걸 그랬네요.”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 소은정이 다급하게 손을 빼냈다. “누가 보고 싶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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