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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장

큰 오빠의 고함에 유가현은 얼굴이 백지장이 된 채 몸을 벌벌 떨었다. 망했다! 그렇게 밀어붙이지 말았어야 했는데! 다 들통나게 생겼어! 신서찬은 말 한 마디 하지 않은채 여전히 두려움 하나 없는 떳떳함으로 마치 ‘잘못한건 모르겠고 다음에도 또 그럴 겁니다’라는 기세를 선보였다. 당연히 유성이에게 그 모습은 도발로 비춰졌고 노발대발한 그는 당장이라도 쏘겠다는듯 방아쇠에 손을 가져갔다. “그만 그만! 오빠 사람 잘못 짚었어! 그, 그게 내, 내가 먼저 자자고 한 거야!” 폭탄 발언을 끝낸 유가현이 발가락에마저 힘을 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사람 목숨 다 부질 없는거라 해도 신서찬의 목숨이 내 목숨보다 훨씬 중요하지! “?” “못 믿겠으면 목 한번 봐봐......다 내가......참지 못하고......” 뒤로 갈수록 모기소리로 웅얼거리던 유가현은 민망해 죽겠다는 듯 터질듯한 볼을 부여잡았다. 유성이가 의구심을 잔뜩 품은 채 총을 겨누며 신서찬에게로 다가갔다. 신서찬은 유성이가 두꺼운 목도리를 풀어헤칠때도 반항하지 않고 가만히 서있기만 했다. 목 전체에 빈틈없이 들어찬 빨갛고도 자주빛을 띠는 자국들에 유성이마저 넋을 잃고 말았다. 아니 무슨 이렇게까지...... 주위가 삽시간에 고요해지며 서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얼굴을 꽉 부여잡은 유가현은 당장이라도 아스팔트를 뚫고 땅에 틀어박히고 싶은 심정이다. 하늘도 참 매정하지. 그날 병원에서의 그렇고 그랬던 일은 박정우는 물론 이젠 큰 오빠와 언니 귀에까지 들어가 버렸다. 아! 이젠 이 사람들 얼굴 어떻게 보라고! 마음 속으로 혼자만의 투쟁을 벌이고 있던 찰나, 누군가에 의해 오른쪽 귀가 쭈욱 잡아당겨졌다. 어찌나 세게 잡아당기던지 가뜩이나 빨개져 있던 귀가 짙은 자주빛을 띠기까지 했다. “스읍! 아파 아파! 밖에선 이러면 안 되지!” 서찬 오빠랑 박정우도 있는데. “오빠 내 체면은 지켜줘야 할거 아냐......” “잘한다 유가현! 오빠 체면 살려주는데 이렇게라도 칭찬해야지 않겠어?” “칭찬은 됐거든! 나 겸손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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