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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장

‘지독하게 사랑해서’라는 말이 정가현의 가슴에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빨개지는 코 끝을 들키지 않으려 손톱을 손바닥에 꽉 집어넣었다. 이민주가 가방에서 편지 봉투 하나를 건네줬다. “서준이가 너한테 주라고 한거야. 걱정 마, 난 안 봤으니까.” 떨리는 손으로 편지 봉투를 받아쥐었다. “집 가서 천천히 읽어봐.” 그렇게 변서아와 이민주가 서로에게 의지한 채 묘지를 떠났다. 가방에 편지를 집어넣은 정가현은 그제야 텅 빈 묘지로 걸음을 옮겼다. 묘비에 박혀진 자그마한 사진 한 장. 매정한 빗줄기가 작은 사진에까지 투둑투둑 떨어졌다. 그럼에도 차갑고 도도한 그 이목구비는 여전히 눈에 띄었다. 이게 변서준이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던 사진을 결국 묘비에서 마주하는구나. 정가현이 한번 또 한번 사진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쓸어내렸다.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남자의 애교 섞인 말들을 이제 두번 다신 들을수가 없다. 눈물을 꾹 참으며 계속해서 사진에 떨어지는 빗방울을 쓸어냈다. 곁에서 지켜보며 마음 아파하던 유한진이 말했다. “가현아, 폭우라서 네가 아무리 닦아도 안 될거야.” 정가현이 고집스레 말했다. “추위에 약한 사람이라 비 맞는걸 싫어해. 마지막 가는 길 이거라도 해줘야지.” 유한진이 한숨을 내시며 우산을 건네줬다. 우산을 건네받은 정가현이 비석을 우산으로 가린 채 손수건으로 정성스레 빗방울을 닦아줬다. “아직도 사랑해 그 사람?” 대답이 없다. 먼지 털듯 툭툭 털어낼수 있을만큼 별거 아닌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살아있었더라면, 이혼 뒤 얽히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각자 행복하게 살아갔을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런 바램을 비웃기라도 하듯 운명은 잔인했고 지금 눈 앞의 이 남자는 날 위해 목숨을 내놨다. 지난 상처들이 한없이 하찮아 보였고 심장은 죄책감에 당금이라도 터져버릴것 같았다. 심호흡을 크게 하며 솟구치는 비통함을 어떻게든 가라앉히려 애썼다. 영원히 곁을 떠난 사람 앞에서 사랑하고 말고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가자 오빠.” 유한진이 정가현을 부축해주며 둘은 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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