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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장

요염하면서도 귀여운 연핑크 잠옷 치마를 입은 연정아가 주방 입구에 기대 변서준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요리하는 남자는 섹시하다더니, 잘 생기기까지 했네! 몰래 집으로 데리고 가서 놀고 싶을 정돈데 어떡하지? 변서준은 따가운 시선에 반감이 생긴듯 계속 연정아를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내내 서있었는데 안 보여?” 연정아가 입을 삐죽 내밀며 못마땅해했다. 변서준은 그런 연정아를 공기 취급하며 칼질만 하고 있을 뿐이다. “무례하네, 주인 손님인데! 나 연씨 가문 딸이라고! 겨우 하인 주제에 감히 날 무시해?” 어릴때부터 줄곧 떠받들려 자라온 공주님인데 겨우 하인 따위가 눈길 한번 안 주다니. 그제야 변서준이 칼질을 멈추고 서늘하게 말했다. “내 주인은 가현이 뿐이야. 가현이 빼곤 누구도 나 못 부려먹거든.” “야!” 이런 오만한 하인 녀석은 또 처음이네! “난 왜 못 부리는데!” 씩씩대며 주방으로 들어간 연정아가 변서준이 정가현을 위해 덮혀뒀던 뜨거운 우유를 땅에 쏟으며 오기를 부렸다. “사과해! 언니한테 하던것처럼 죄송합니다 하라고! 당신이 우유 쏟았다고 일러바치기 전에!” 변서준이 그 어느때보다 차가운 표정을 하곤 빈 유리컵을 그대로 땅에 던져버렸다. 유리컵은 바로 연정아의 발 앞에서 산산조각이 났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연정아는 유리 조각에 긇혀 다리를 다치기까지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변서준은 여전히 아침 준비를 이어갔고 화가 난 연정아가 윽박질렀다. “선 넘네!” 연정아가 손을 번쩍 들어올리자 변서준이 칼을 꽉 움켜쥐었다. 머저리 같으니라고, 누가 연승훈 여동생 아니랄까봐! 감히 건드리기라도 해봐! 죽여버릴거니까! 그때, 뒤에서 누군가가 연정아의 손목을 잡았다. 연정아는 정가현임을 확인하자 마자 눈시울을 붉혔다. “으어엉 언니! 이 사람이 나 괴롭혀요! 유리 조각으로 이렇게 상하게까지 하고! 잘 생기면 뭐해! 인간미라곤 없는데! 언니가 체벌해줘요!” 정가현이 연정아의 손목을 놓아주지 않은채 입꼬리를 올리며 변서준을 바라봤다. “인간미도 없고 말도 안 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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