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이 말을 하는 변서준은 매정하리만큼 무뚝뚝했다. 말을 끝낸 그는 바로 모지영을 지나쳐 테이블로 돌아갔고 그녀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져 버렸다. 날 보는 서준이의 눈빛이...... 왜 저러지? 뭔가 발견한 걸까? ...... 기다리다 못한 탁성화가 그녀를 찾으러 가려는데 마침 정가현이 돌아오자 긴 숨을 내쉬었다. “누나, 왜 이렇게 늦었어?” “왜? 무슨 일 생겼어? 탁성화의 표정에 정가현이 되물었다. “한진이 형이 사람을 보냈어. 어제 누나가 조사하라고 한 일이 단서가 잡혔다면서 찾으러 오래.” “그래, 나 그럼 가 볼게.” “어, 어? 그래도 밥은 먹고 가야지!” 탁성화의 애타는 부름에도 정가현은 차를 몰고 떠나갔다. ...... 식사를 마친 변서준은 모지영을 호텔로 데려다주었다. 싸늘한 방을 보고 있자니 모지영은 변서준의 손을 잡고 입을 삐죽이며 애교를 부렸다. “서준아, 우리 곧 결혼할 사이잖아. 나 별장으로 옮기면 안 될까?” 변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분명 그 별장은 안 된다고 말했는데 왜 또 말하는 걸까? 그는 기분이 불쾌했지만 애써 그녀를 위로했다. “조금만 더 기다려. 네가 지낼 곳 빨리 마련할게.” 변서준의 생각을 정확히 눈치챈 모지영은 괜히 울컥해졌다. 정가현은 3년이나 그 별장에서 여주인으로 살았는데 나한테는 왜 들어갈 자격조차 주지 않는 거지? 하지만 감히 묻지 못했다. 변서준은 마음이 좁고 질투가 많은 여자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그래, 별장이 아니라도 괜찮아. 근데 나 호텔에 혼자 있으면 너무 무서워. 나랑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오늘 하루만이라도 좋아.” 그녀의 얌전하고 애처로운 말투는 어떤 남자라도 충분히 설레게 한다. 하지만 변서준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이 남자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지? “나 내일 회사에 일찍 나가봐야 해. 빨리 자.” 그러더니 그녀의 손을 억지로 떼어놓고 떠나버렸다. 문이 차갑게 닫히자 모지영은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고 아름다운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귀국 후 왜 모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