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9장

정가현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 그의 말이 왠지 자신을 놀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코웃음치며 조롱했다. "당신이 예전에는 어땠었는지 난 기억 안 나. 하지만 지금은 아마......" 그녀의 말 뜻을 알아들은 변서준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가 주사 맞은 특효약 때문에 그의 체력은 예전에 비해 많이 약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남자로서 어떻게 그런 면에서 무능한 걸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그는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대답했다. "그럼 한 번 테스트 해볼래? 내가 정말 못하는지?" "죽을래!" 화가 난 정가현은 그를 노려보며 손으로 그의 왼쪽 볼을 잡고 세게 비틀었다. "아, 아파, 아파......" 변서준을 얼굴을 찡그린 채 감히 피하지는 못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아프다고 소리 질렀다. 정가현은 그제야 손을 놓았다. 그의 왼쪽 얼굴은 벌겋게 멍이 들었다. 그는 눈물이 날 정도로 많이 아팠지만, 그녀 앞에서 감히 만지지도 못하고 마치 억울해 하는 천덕꾸러기 같았다. 그가 일부러 자신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비참한 모습을 본 정가현은 마음이 통괘해졌고 화도 풀렸다. "내려. 당신이 목숨을 내건 일을 시작하는 첫 날이야. 난 엔젤로 돌아갈게." "알았어." 변서준은 먼저 무릎에 묻은 먼지를 털고 다시 자리에 앉아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 정가현은 그의 표정이 빠르게 바뀌는 걸 보며 생각했다. 영화 배우가 되지 않은 게 정말 너무 아쉬워! 그녀는 뒤차에 있는 유시호와 유시빈에 전화해 변서준을 따라가라고 지시하고 나서 곧바로 엔젤 엔터로 갔다. 열심히 일에 집중할 때에는 항상 시간이 빨리 흘렀다. 퇴근 시간이 거의 되자 정가현은 서예지에게 운희 프로젝트의 상황을 물어보기 위해 전화하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