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배신자.”
박수연이 콧방귀를 뀌며 박진호 옆자리를 툭툭 두드렸다.
“엄마 여기 앉아 여기 물이 따뜻해.”
반면 박지훈은 “주식의 신”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주식의 신, 우리 아빠 옆으로 와요.”
“주식의 신”은 옆에 앉은 심민아를 조용히 바라보았다.
‘이건 또 무슨 험난한 상황이야? 언니는 그냥 가짜 주식의 신 역할만 해달라고 했잖아. 이런 아수라장은 예상도 못 했는데?’
“배가 좀 아픈 것 같아요. 화장실 가야 할 것 같네요. 먼저 방에 가서 쉴게요!”
민소연은 핑계를 대며 순식간에 자리를 떴다.
박지훈은 시시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서히 피어오르는 온천의 하얀 김이 박진호의 날카로운 이목구비를 감쌌다. 덕분에 그의 고고한 분위기가 더욱 강렬해 보였다.
그는 무심히 심민아를 다시 한번 바라보았다.
연한 하늘색 투피스 비키니, 허리 쪽으로 교차된 금속 인어 체인이 조명을 받아 신비로운 광택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가장 시선을 끄는 건 하의였다.
양옆의 금속 인어 체인에는 보석 장식이 달려 있어 걸을 때마다 맑은 소리를 냈는데 이국적인 매력을 더하는 포인트였다.
거기에 양옆 허리에 묶인 리본 스트랩, 아슬아슬하게 묶인 그 끈은 보기만 해도 손을 대면 금방이라도 풀릴 것처럼 보였다.
순수함과 관능을 동시에 지닌 심민아는 그야말로 남자의 혼을 쏙 빼놓을 절세의 요물이었다.
그녀는 맨발로 온천에 들어와 박진호의 곁에 앉았다.
그는 몸에 딱 붙는 블랙 스윔웨어를 입고 있었는데 젖은 원단이 살갗에 달라붙어 단단한 복근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앗, 갑자기 생각났다! 나 숙제 안 했네!”
박수연은 어설픈 연기로 핑계를 대며 물에서 휙 일어섰다.
그리고 떠나기 전 심민아를 향해 윙크를 날렸다.
“엄마, 파이팅!”
밖에서 한동욱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떻게 됐어요?”
“아가씨 지시대로 이 층은 전부 비워놨습니다. 도련님과 사모님 외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데 정말 성공할까요?”
박수연은 두 팔을 끌어안으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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