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9화
박수연의 곁에는 박진호도 있었다.
그는 정장을 차려입고 검은 코트를 걸친 채 눈 덮인 풍경 속에 고귀한 기품을 품고 있었다.
“나는 주식의 신이야. 그냥 민아라고 불러.”
심민아가 먼저 딸에게 인사를 건넸고 박수연은 그녀의 애칭이었다.
“네 이모. 중요하지 않아요.”
박수연은 특유의 얌전한 미소를 머금은 채 휴대폰으로 심민아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엄마, 급해. 빨리 스키장으로 와. 오빠가 아직도 포기 안 하고 아빠한테 새 여자 소개해 주려고 해.]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박지훈은 불쑥 나타난 박수연을 보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몰래 박진호에게 메시지를 보낸 뒤 스키장에서 주식의 신과 박진호에게 자연스러운 기회를 만들어 두 사람을 이어주려 했지만 뜻밖의 방해꾼이 나타났다.
박수연은 콧방귀를 뀌며 박지훈을 무시하고 심민아에게 말했다.
“이모, 곧 저희 엄마가 올 거예요. 우리 가족 네 명이 놀러 왔으니까 이모는 제삼자가 되고 싶지 않겠죠?”
심민아라는 이름이 나오자 박지훈은 즉시 얼굴을 찌푸렸다.
“왜 그 여자를 불렀어?”
박수연은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가 오빠 속셈을 모르겠어? 나는 오빠가 성공하는 걸 허락하지 않을 거야. 엄마의 자리는 내가 지킬 거야.”
그들은 온천 호텔에서 체크인을 마쳤다.
심민아의 휴대폰이 울리자 박수연의 전화였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바로 앞에 있는 박수연을 쳐다본 뒤 멀리 가서 전화를 받았다.
“엄마, 왔어? 아빠, 방 카드를 하나 더 챙겼어.”
“수연아, 엄마는 일이 있어서 못 가...”
심민아는 박수연의 부탁을 들어줄 수 없었다. 지금 그녀는 주식의 신으로서 박수연의 부탁을 들어주면 자신의 정체가 들킬 위험이 있었다.
거절하려는 말을 입에 올리기도 전에 저쪽에서 박수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강한 것보다 약한 것에 약한 심민아는 즉시 항복했다.
“그래. 알았어. 엄마 갈게.”
“좋아. 수연이는 엄마를 제일 사랑해. 엄마 오늘 밤 온천에 들어갈 거야. 엄마를 위해 수영복도 준비해 놨어. 아무것도 챙기지 말고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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