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방세은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남자가 방세은의 뺨을 확 쳤다. “여보, 당신이 왜 여기에...” 놀란 방세은이 얼른 옷매무시를 가다듬었다. 어떻게 이 일을 해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남자가 또 방세은의 뺨을 내리쳤다. 이번에는 이빨이 하나 빠질 정도였다. “너 때문에 승진이 두 번이나 밀렸어. 이 쓸모없는 년! 내가 곧 국장이 된다는 걸 알기나 해? 그런데 너 때문에 되는 일이 없어. 이혼해!” 방세은은 멍해 있었다. 그러자 남자가 핸드폰을 방세은의 얼굴로 던져버렸다. 실시간 검색어에 방세은의 이름이 떠 있었다. 방세은이 남자 호스트를 만나고 다니고,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치고, 도박하고 뇌물을 받아먹은 사실들이 모두 인터넷에서 까밝혀졌다. “여보... 내가 미안해요...” 방세은이 빌었지만 상대방은 이미 마음을 굳힌 것 같았다. 방세은은 남자의 다리에 매달려서 이혼하지 않겠다고 떼를 쓰다가 팝콘을 먹으며 흥미진진하게 자기를 바라보는 심민아를 발견했다. “너지? 네가 날 이렇게 만든 거잖아!” “내 아들을 건드린 대가야. 방세은, 죽고 싶으면 어디 한 번 대들어 봐.” 심민아는 오만한 태도로 웃으면서 얘기했다. 방세은은 화가 나서 금방이라도 돌아버릴 것 같았다. “심민아, 지금 뭐 하는 거야! 아직도 네가 심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언니 아버지가 죽은 뒤엔 그저 아무것도 없는 여자일 뿐이야!” 심민아는 구경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고 집에 가려고 했다. “날 걱정하기 전에 차라리 저녁부터 먹어. 감옥의 밥은 네 입에 안 맞을 수도 있으니까.” 방세은이 음주운전으로 뺑소니를 치고 다른 사람에게 누명을 씌운 일이 들통났으니 감옥 신세를 피하지 못할 것이다. 방세은은 화가 나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이렇게 된 이상 심민아의 인생도 부숴버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심민아, 아직 모르지? 네 아버지가 죽은...” 방세은이 말을 다 하기 전에 검은 정장을 입은 경호원들이 들이닥쳤다. 시끄럽던 음악이 멈추자 장내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저 구두 소리가 들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