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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정신 차려, 심민아.” 심민아가 열이 오른 박진호의 몸을 닦아주려 손을 뻗는 순간,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팔을 움켜쥐었다. “건드리지 마.” 심민아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불에 그을린 듯 검고 깊은 박진호의 눈과 맞닿았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거친 숨결은 그녀의 팔 피부에 고스란히 닿았다. 화끈한 열기에 그녀의 귀까지 붉어졌다. “나가...” 박진호가 다시 중얼거렸다. 그 모습에 심민아는 억눌린 분노가 올라왔다. “당신이 아무리 그 첫사랑 어쩌고 하는 여자 때문에 몸을 사리는 건 알겠어. 그래도 이건 아니잖아. 내가 만진다고 몸이 닳는 것도 아니고 열을 빨리 내려야 할 거 아니야!” 화가 났다. 하지만 그보다 서운함이 더 컸다. 그가 얼마나 첫사랑을 사랑하면 열이 펄펄 끓는 상황에서도 자신을 경계하고 있단 말인가. 그렇게 잠깐 생각에 잠긴 사이, 그의 손에 힘이 더 들어왔고 다음 순간, 그녀는 중심을 잃고 그의 품으로 떨어졌다. 그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쌌다. 그리고 귀 옆으로 스치듯 들려온 말. “날 정말 걱정해 주는 거야?” 평소처럼 냉담하고 무심한 말투가 아니었다. 지금의 박진호는 아주 작고 마치 사랑을 구걸하는 강아지 같았고 심민아는 단 한 번도 이런 모습을 본 적 없었다. ‘혹시 지금, 날 그 여자로 착각하고 있는 거야?’ ‘18년을 가슴에 품은 여자. 그 여자가 아니면 그가 이런 모습 보일 리 없잖아.’ 그 생각이 드는 순간, 심장이 찌릿했다. 자신이 오래도록 좋아했던 남자는 지금 다른 여자의 사랑을 애타게 바라고 있었다. 너무 아프고 너무 서글펐다. “그 여자는 몰라도 나는 신경 쓰여. 당신이 죽을까 봐 걱정된다고.” 그 말에 박진호의 손이 스르르 풀렸고 그는 다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조명이 은은하게 켜진 주 침실. 침대 머리맡엔 액자가 하나 걸려 있었다. 며칠 전 함께 촬영한 그 가족사진이었다. ‘아직 사진관에 들르지도 못했는데 누가 이걸 걸어놓은 걸까?’ 그녀는 조용히 숨을 고르고 찬 수건으로 그의 몸을 닦기 위해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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