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화
“그만 봐. 그 여자는 이미 갔잖아.”
강소라가 다가와 방성훈의 시선을 억지로 문 쪽에서 자신의 얼굴로 돌렸다.
그리고는 두 손으로 그의 얼굴을 감싸고 유혹하듯 웃으며 겉옷을 벗어 던졌다.
속엔 속살이 훤히 비치는 레이스 슬립이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키스에 방성훈은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머릿속은 오직 그 가면 속 얼굴도 모르는 여자의 잔상이 끝도 없이 그의 뇌리를 맴돌고 있었다.
미묘한 끌림과 자극적인 아우라에 방성훈은 이미 중독된 상태였다.
“요즘 좀 피곤해서 이런 거 할 기분 아니야.”
그는 무심하게 강소라를 밀어냈고 무릎 위에 앉아 있던 강소라는 몸이 휘청이며 떨어졌다.
‘피곤해? 방금 전 그 여자 앞에서 보여준 아부와 환심 사기는 뭐였는데?’
강소라는 여자의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그는 이미 다른 여자에게 마음이 빼앗겼다.
‘안 돼. 절대로 놓칠 수 없어. 무조건 방성훈의 아이를 가져야 해!’
“자기야, 내가 아는 사람 통해서 남성 전문 병원 예약 잡아놨어. 내일 우리 같이 가보자, 응?”
그녀는 애써 달콤한 목소리를 냈다.
사실 둘은 꽤 오래전부터 아들을 가지려고 임신 준비 중이었다.
아들만 생기면 강소라는 방성훈 곁에서 평생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도무지 임신이 되지 않았다.
그 순간, 강소라의 뇌리를 스친 말이 있었다. 심민아가 했던 말이었다.
‘혹시 진짜 성훈 씨한테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그 말은 방성훈의 자존심을 정통으로 건드렸다.
“병원은 뭣 하러! 나한테 정말 문제가 있다면 서현이는 어떻게 생긴 거지?”
방성훈이 발끈하며 소리쳤다.
“내 생각엔 문제 있는 쪽은 너야.”
그는 짜증스럽게 계단을 올라가 버렸다.
그 뒷모습을 보며 강소라의 눈빛엔 묘한 어둠이 드리웠다.
잠시 후, 작은 발걸음 소리가 계단 위에서 들려오더니 작은 몸에 비해 차갑고 똑 부러진 눈빛의 소녀가 걸어 나왔다.
방서현이었다.
“아빠한테 문제가 있는지 알고 싶으면 그냥 다른 남자랑 한 번 자보면 되잖아?”
그 말에 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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