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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육해인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우리 회사 방침은 간단해요. 문제가 생기면 알아서 해결하되 내 눈에만 띄지 않으면 돼요. 그리고, 얼굴은 건드리지 말고요.” 여자가 많은 회사는 늘 말이 많기 마련이었다. 그걸 일일이 관리하기도 귀찮아서 육해인은 아예 사내 암묵적 룰을 정해버렸다. 분쟁은 자율 처리하되 얼굴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좋아요.” 심민아가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곤 자연스레 옆에 앉은 박진호를 힐끗 바라봤다. 남자는 여전히 평온한 얼굴이었고, 심민아는 그가 별 이상 없어 보이는 걸 확인한 뒤에야 마음을 놓고 자리를 떴다.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박진호를 보며 육해인이 헛기침을 했다. “걱정 마. 여긴 내 회사야. 감히 누가 심민아 씨한테 손을 대겠어? 민아 씨 안전은 내가 보장해.” 그러자 박진호는 시선을 돌리며 무표정하게 말했다. “착각 마. 내가 걱정하는 건 민아한테 맞는 그 여자니까.” “에이, 말도 안 되는 소리. 심민아 씨 얼마나 우아하신데. 그렇게 폭력적일 리가 없잖아?” 육해인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그에게 미인은 절대 폭력적일 수 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30분 후. 짝!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선명한 손자국이 이세나의 뺨 위에 찍혔다. 심민아는 그녀의 머리채를 잡아당긴 채 거의 질질 끌다시피 하며 복도 쪽으로 끌고 나오고 있었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마침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육해인과 마주쳤다. “대표님, 살려주세요...” 이세나가 가냘픈 목소리로 애원했지만 그 끈적함은 오히려 듣는 사람의 속을 울렁이게 했다. 육해인은 눈앞의 상황에 흠칫하다가 이내 시선을 홱 돌려 못 본 척했다. “아... 그 거래처에서 곧 도착한다지? 우린 나가서 마중이나 가자.” 옆에 있던 부장이 당황했다. “대표님, 올 거래처가 없는데요?”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육해인은 이미 도망치듯 자리를 벗어나고 없었다. 한 시간 뒤. 윤화 그룹 본사 앞에 119 응급차가 사이렌을 울리며 도착했다. 몸 전체가 얼음처럼 굳은 이세나가 들것에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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