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2화
하준은 아무 말 없이 여름을 안고 별장으로 서둘러 돌아갔다.
집사가 곧 의사를 데리고 왔다. 상처가 깊어서 소염 주사를 놓아야 했다.
여름은 꾹 참았다. 하준만 눈치채지 못한다면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하준은 너무 마음 아파하며 자책했다.
“앞으로는 해변에 산책 갈 때 절대 당신만 놓고 자리 비우지 않을게. 또 무슨 일이 벌어지면 어떡해?”
여름은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쨌거나 매일이 감옥 같은 생활인데 하준이 곁을 떠나지 않고 지키나 안 지키나 다 똑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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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여름은 발코니 소파에서 멍하니 있었다.
답답했다. 휴대 전화도 없고, TV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쇼핑할 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하나 없으니 매일이 그저 책을 읽거나 이러고 멍때리거나 둘 중 하나였다.
“심심하지?”
하준이 샤워를 하고 나오다가 여름이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심심하면 한 번 할까?”
그러더니 여름을 안아 침대에 눕히고는 잠옷을 벗겼다.
무슨 짓을 하려는지 알고 여름은 거부감이 들었다.
“다리 다쳐서 아파. 그냥 가만 좀 두면 안 돼?”
잠깐 죄책감이 스치는 듯하더니 그래도 기어코 말했다.
“의사한테 물어봤는데 생리 후에 며칠은 임신이 잘 된대.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잖아. 걱정하지 마. 자기 상처는 내가 하나도 안 건드릴게.”
그러더니 하준은 바로 격렬하면서도 부드럽게 여름에게 키스했다.
다치기 전에도 힘으로 이길 수가 없었는데 지금은 아프기까지 하지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준은 굳은 결심을 했으니 절대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다. 최고의 가임기는 지났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있는 날짜는 아니었다.
하준의 아이를 가질 것을 생각하니 공포였다.
“쭌, 제발, 나한테 이러지 좀 마.”
여름이 애걸하듯 하준의 어깨를 잡았다.
하준의 몸이 굳었다. 여름이 언젠가 자신을 그렇게 불렀던 것이 기억났다. 그런데 여름의 입에서 그 이름이 나오니 어쩐지 너무 익숙했다.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하준을 그렇게 불렀다.
“미안해. 정말.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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