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1화
그 말을 듣고 하준은 헤벌쭉 웃었다.
일주일 내내 하준이 아무리 애를 써도 냉담하던 여름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산책을 가려고 옷을 갈아입고 오겠다니
이제 슬슬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건가 싶었다.
“다녀와.”
그렇게 말하고 생각해 보니 여름을 위해 치마를 좀 더 준비할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바로 상혁엥게 전화를 걸었다.
“치마 좀 사서 보내줘. 비치 원피스로. 내 와이프 사이즈 맞춰서.”
상혁의 입이 씰룩거렸다.
‘내 와이프래.
그게 다 무슨 말씀이세요.
양유진의 아내를 데리고….’
“시간 괜찮으시면 잠깐 회사 좀 다녀가시죠.”
상혁이 부득이하다는 듯 말했다.
“요즘 여론이 너무 안 좋습니다. 어르신들은 지금 싸고 누우셨고요. 식구들이랑 이사님들이 매일 절 찾아오세요. 주가는 지금 폭락했다고요.”
“주가는 원래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야.”
하준은 가볍게 답했다.
“주혁이한테 연예계 뉴스로 내 스캔들은 좀 덮어달라고 해. 그러면 내 쪽 일은 자연스럽게 덮일 거야.”
상혁은 황당해서 말문이 막혔다.
‘이주혁 선생님은 얼마나 곤란하겠어요? 회장님의 스캔들을 덮을 만한 사건은 아무것도 없다고요.’
“어르신들이 나에 관해 물어보시거든 지금 가문을 위해서 손주 만들고 있다고 말씀드려. 그러면 좀 조용해지실 거야. 돈은 먹고살 만큼만 있으면 되는 거니까 이사 시끄러운 건 그냥 내버려 둬. FTT는 내 거니까 마음에 안 들면 다 나가라고 해.”
그러더니 전화를 끊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여름이 물방울무늬 스커트를 입고 내려왔다.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얼굴인데도 눈처럼 흰 피부가 요정처럼 빛났다.
하준은 다가가 여름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고는 잠긴 소리로 귀에 속삭였다.
“너무 귀여운데.”
여름은 하준의 몸에서 바로 변화를 느꼈다.
‘이렇게 바로 빳빳해지다니 짐승이야? 그냥 치마로 갈아입은 것만으로 이럴 일이냐고?’
“왜 당신 피부는 타지도 않아?”
하준은 여름의 어깨를 만졌다. 며칠 동안 밖에 자주 나간 건 아니지만 해변의 햇살은 따가워 하준은 상당히 그을렸는데도 여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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