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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9화

하준은 이미 예전의 하준이 아니었다. 이제는 집안 최고의 결정권자였다. 혼자서라도 뭔가 하겠다고 결심을 해도 두 노인네의 말을 들을 이유가 없었다. 장춘자는 매우 난처한 얼굴이 되었다. “너희들 대체 무슨 일이니? 예전에는 우리도 너희 가 냉전을 벌여도 뭐 젊은 애들이 조금 싸울 수도 있지 생각했다만.” 얼음물을 부은 듯 여름의 가슴이 차가워졌다. ‘나도 모르겠네. 요즘 말 좀 안 했다고 내가 싫어져서 백지안이랑 함께 하고 싶어졌을까?’ 어쨌거나 하준이 이렇게 무정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라. 우리가 하준이에게 잘 말해 보마. 넌 그저 태교만 잘 하고 있으렴.” 최대범이 어렵사리 따뜻한 말로 위로했다. 여름은 두 눈을 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방이 다시 조용해 지고 나니 이진숙이 전복죽을 들고 와서 먹였다. “그래도 뭘 좀 드셔야죠. 사모님은 배가 안 고파도 배 속의 아가들은 뭘 먹어야 해요.” “절대로 백지안이 아이들이 새엄마가 되는 꼴은 두고 볼 수 없어. 마음이 놓이지 않아.” 여름이 중얼중얼거렸다. “울지 마세요. 사실 저는 그래도 회장님 마음속에는 사모님이 있다고 생각해요. 오늘 오후에만 해도 백지안 씨가 오기 전까지 회장님은 여기저기 사모님을 찾으러 다니셨다고요. 말은 화를 냈지만 그래도 전 알아요. 회장님은 사모님하고 잘 지내고 싶은 거예요. 요즘은 밤에 늘 집에 계셨잖아요. 어젯밤만 해도 사모님 방 문 앞에서 얼마나 서성거리셨다고요.” 이진숙이 곰곰이 생각했다. “요즘 사모님이 너무 오래 냉담하셨다고 회장님이 일부러 자극하려는 건 아닐까요?” “정말 마음이 변하지 않고서야 그렇게 잔인한 방식으로 날 자극할 리가 없어요.” 여름이 씁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변한 게 아니지. 최하준은 언제나 백지안을 사랑했던 거지.” “그렇지 않아요. 회장님은 정말 사모님을 사랑하세요.” 이지숙도 아무리 해도 이해가 안 돼서 답답했다. “회장님이 왜 갑자기 이렇게 변하셨을까, 그건 정말 이상해요.” 여름은 흠칫했다. “정말 백지안이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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