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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5화

백지안이 분위기가 싸한 여름을 한번 훑어보더니 눈이 반짝 빛났다. 곧 다정한 언니 모드에 돌입했다. “우리 노래 부를까요?” 여름은 어이가 없어 두 사람을 흘끗 봤다. ‘불여시랑 백여시인가? 아주 쿵짝이 잘 맞겠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 룸에서 곧 음악소리가 울렸다. 여름은 곧 흥얼거릴 수 있었다. 예전에 여름과 임윤서, 시아가 어울릴 때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 이때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시아가 마이크를 들고 와 여름에게 건넸다. “여름아, 우리 같이 부르자. 이거 우리 둘이 제일 잘 부르는 노래잖아. 내가 너한테 정말 잘못한 일이 있다는 거 알아. 백만 번 미안하다, 잘못했다, 하는 거 말고는 너한테 어떻게 빌어야 좋을 지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널아 친하게 지냈던 그 시절이 그리워. 애초에 네가 날 그렇게 응원해 주지 않았다면 내가 연예계에 발을 들여 오늘 같은 날이 오지도 않았을 거야. 난 네가 보고 싶었어, 정말.” 마지막 말을 하면서 시아는 목이 메인 듯했다. 여름도 살짝 아련한 기분이 들었지만 곧 이 상황 자체가 너무 가소롭게 느껴졌다. ‘과연 시아가 정말 후회할까? 형편이 어려워졌던 내게 그렇게 돌을 던졌던 애가?’ “쇼를 하고 싶은가 본데, 난 네가 벌이는 쇼에 참가할 생각이 없어.” 여름이 사뭇 단호하게 말했다. 이주혁이 술잔을 탁 내려놓았다. 눈에 불쾌한 기색이 역력했다. 송영식은 더욱 참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저렇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최하준 와이프가 되니까 눈에 뵈는 게 없어?” 백지안이 한숨을 쉬었다. “친구에게 오해 받는 기분은 알겠어요. 하지만 그렇게 오랜 세월의 우정이고,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이잖아요. 학창시절 우정이라니 난 너무 부러워요. 그 순수한 시절의 우정, 잃어버린 다음에 후회하지 말아요.” 여름은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 다들 천하의 속좁은 나쁜 인간 보듯 자신을 혐오의 시선으로 보고 있었다. 잠시 후 여름이 웃었다. “누군가에게 심하게 상처 받고도 피해자는 가해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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