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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4화

여울이화 하늘이는 어쨌거나 한병후의 핏줄이니 돌보는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최하준의 다른 가족에 대해서는 굳이 책임질 의무가 없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것도 순수하게 자기 아들 때문이었다. “아버지….” 최민이 벌떡 일어섰다. 아무래도 최대범의 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됐다. 그동안 실컷 누리고 잘 살았다. 목숨만 붙어있다면 돈이야 다시 벌면 그만이다. 최대범이 깊이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최민이 중얼거렸다. “어쩌다가 우리 FTT가 그렇게 겁나는 적을 만들게 되었을까?” 여름의 동공이 흔들렸다. 저도 모르게 하준의 손을 꼭 잡았다. ****** 어둠을 지고 뒤쪽의 별채로 돌아오면서 여름은 내내 말 한마디 없었다. “자기야, 이모가 한 말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마.” 하준이 걸음을 멈추고는 손을 들어 부드럽게 여름의 작은 얼굴을 쓰다듬었다. 여름이 미안함이 가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어떻게 담아두지 않을 수 있겠어? 애초에 동성에서 내가 당신에게 결혼하자고 하지 않았으면 좋았을걸. 그러면 당신이 강여경하고 얽힐 일은 없었을 텐데.” “그런 식이면 나도 잘못이 있지. 애초에 강여경을 살려두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하준이 한탄했다. “그랬다면 추동현이 강여경을 이용해서 일을 벌이지도 않았을 거라고.” “어쨌든 날 만나지 않았으면 강여경 같은 인간은 얼굴도 볼 일이 없었을 거 아니야?” 여름이 중얼거렸다. “아니! 다시 그때로 돌아간대도 난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준은 고개를 숙여 말간 여름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내가 말했지? 돈은 없으면 다시 벌면 그만이라고. 자기야, 나는 모두에게 비웃음과 무시를 당하는 날도 겪었어. 그런 건 이제 내겐 아무것도 아니야. 험난한 골짜기를 걷든 구름 위를 걷든, 난 당신만 있으면 돼. 강여경이 FTT를 무너트리고 싶어 한다? 뭐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날 죽이려고 든다? 그건 힘들어. 당신이랑 아이들을 데리고 외국으로 가버리면 그만이야. 다만 당신이 화신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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