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화
‘응’ 하면서 최하준은 심히 통쾌한 기분이었다.
“호텔 건 자료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전부 착착 준비 중입니다.”
김상혁은 속으로만 웃었다.
‘사실 애진작부터 소송 준비는 다 하고 계셨으면서 아닌 척하시기는…
그런데 이렇게 하셔도 사모님의 마음을 살 수 없다는 걸 우리 변호사님이 알기는 아실까?’
한편 전화를 끊고 난 여름은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후회막심이었다. 그날 그냥 눈을 딱 감고 합의서에 사인을 했어야 했다.
최하준의 도우미가 되는 것이 감옥에 들어가는 것보다야 낫지 않은가.
“아유, 얼른 이거 입고 가서 부탁해 봐.”
윤서가 새로 산 하얀 꽃무늬 원피스를 던지며 말했다.
여름이 열어보니 깊이 파인 V넥이었다.
“한겨울에 이런 걸 입고 가서 퍽도 유혹이 되겠다. 최하준이 날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아? 이런 거 입고 갔다가는 죽도록 미움만 살 거라고.”
“잠자리 얘기까지 꺼낸 거 보면 그쪽으로도 너한테 생각이 있는 거라니까. 일단 해 봐. 어쨌든 최선은 다해봐야지.”
윤서는 이놈의 절친이 어쩌다가 최하준에게만 이렇게 꽉 막혔는지 당최 알 수가 없었다.
“이게 최하준 씨 법률 사무소 주소야. 지훈 씨한테 물어봤어.”
여름은 손에 든 주소를 보며 숨을 한번 길게 들이쉬었다.
운명이 손에 들려졌다. 어쨌든 한번 노력은 해봐야 했다.
출발하기 전에 여름은 최하준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도시락에 넣어 챙겨서 차를 몰아 로율 법률사무소로 갔다.
최하준이 일하는 곳에는 처음 와보는 것이었다. 프런트에서 여름은 누구를 찾아왔는지 간단히 설명했다.
안내원은 전화를 한 통화 하더니 말했다.
“지금 손님이 오셨으니까 잠시 기다려 주시겠어요?”
그 잠시가 장장 30분이었다.
******
한편 사무실에서는 이지훈이 최하준과 당구를 치면서 5분에 한 번씩 벽에 걸린 벽시계를 보고 있었다.
결국 이지훈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냥 올라오라고 하지 그래?”
“안 돼. 단단히 교훈을 줘야 정신을 차리지.”
최하준은 창가로 걸어가 창문을 열어보더니 차가운 바깥 공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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