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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7화

분명 촌스럽기 그지없는 래시가드를 사주었는데 여름은 머리를 높이 틀어 올려 이목구비를 산뜻하게 드러냈다. 그 아래로 굴곡진 몸매는 래시가드로 가리기에는 도저히 무리였다. 애를 둘이나 낳았는데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여름은 시간이 갈수록 잘 익어가는 와인처럼 점점 더 매혹적인 여인이 되어 가고 있었다. “왜 그렇게 넋을 놓고 엄마를 쳐다보는데요? 우리 수영하러 가요.” 여울이 갑자기 입을 비죽거렸다. 눈치 없는 어린애의 한마디에 둘은 곤란해졌다. 여름은 곧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여름은 저도 모르게 하준을 노려 보고는 여울을 데리고 수영장으로 갔다. 하늘도 따라갔다. 하준은 헛기침을 하더니 하늘을 불렀다. “하늘이는 오늘 내가 자유형을 가르쳐 줄게.” 하늘은 수영을 할 줄 알아서 하준이 데리고 조금 더 깊은 풀로 이동했다. 여울은 수영을 할 줄 모르므로 여름은 감히 모험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얕은 물에서 놀았다. 그러나 여울은 조금 놀더니 하늘과 하준이 신나게 수영하는 것을 보고는 징징거리기 시작했다. “안 돼요. 여울이는 수영을 못하니까 그쪽에 가면 안 돼.” 여름이 거절했다. “갈래, 나도 저기서 놀 거야. 튜브 끼고 놀면 되잖아.” 여울은 계속 떼를 썼다. 여름은 골치가 아팠다. 이때 하준이 하늘이를 데리고 왔다. “여름아, 그럼 하늘이랑 물총놀이 할래?” “좋아! 물총놀이 좋아!” 하준은 여름 곁으로 왔다. 여름의 몸에 온통 물방울이 튀어서 목에서부터 물방울이 주루륵 흘러내리고 있었다. “어딜 봐?” 여름이 하준의 시선을 느끼고 얼굴이 화끈해져서 노려보고는 얼른 가리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수영복은 애초에 뭐가 드러나 보이지 않는 디자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뭐가 보고 싶었으면 내가 애진작에 비키니를 사줬겠지.” 하준이 얼굴의 물을 닦으며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아들이 있어서 참은 거야. 당신 비키니 입은 걸 누구에게도 보여주기 싫었거든.” “……” ‘뭐야, 아들까지 경계하는 거야?’ 여름은 완전히 어이가 없어 더는 하준을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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