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4화
“하준아, 혹시 뭐 약이라도 잘못 먹었니?”
장춘자가 떠보듯 물었다.
“……”
최란이 다가와 물었다.
“두 분 주방에서 뭐 하세요?”
“얘, 하준이가 오늘은 아침상을 차린다는구나.”
최대범이 진지하게 말했다.
최란은 앞치마를 두른 하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잘됐네요. 남이 해주는 밥은 그렇게 안 먹더니 제 손으로 해 먹으면 더 잘 먹으려는지도 모르죠.”
“……”
하준은 화가 났다.
“기분이 좋아서 웃는 거거든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러니?”
장춘자가 수상쩍다는 듯 물었다. 운형은 지적 장애가 왔고 최진은 의욕을 잃었고 최민은 종일 남을 원망하며 울고불고할 뿐이다. 마음을 좋게 먹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다면 장춘자도 진작에 쓰러졌을 것이다.
최란은 한병후를 떠올렸다.
아버지가 돌아왔다고 저렇게 기뻐하다니, 예전에 하준은 얼음처럼 차가웠는데 한병후가 돌아오자 완전히 사람이 달라진 것 같았다. 역시나 핏줄은 당기는 모양이었다.
“금방 아시게 될 거예요.”
하준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날아갈 듯한 기분이 보이는 듯했다.
장춘자와 최대범은 어리둥절해졌고 최란은 긴장했다.
두 노인네가 나가고 나서야 최란은 두근두근하는 마음을 안고 하준에게 다가갔다.
“설마… 네 아버지가 온다고 했니?”
잔뜩 긴장한 최란이 얼굴을 보고 하준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무슨 생각을 하시는 거예요? 지금 아버지는 함부로 우리와 교류할 수 없는데 여길 어떻게 오시겠어요?”
“… 그건 그렇구나.”
최란이 눈을 깔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왜요? 아버지가 얼마나 좋은 사람이었는지 생각나십니까?”
“…그렇다기보다 네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은 있지.”
최란이 힘없이 답했다.
게다가 최란은 그럴 면목도 없었다.
“그러면 됐습니다. 저는 어머니도 저처럼 후회가 되어 견딜 수 없나 싶었습니다.”
하준이 말을 이었다.
“최소한 저는 백지안이랑 결혼하지는 않았고, 백지안과 사이에 아이를 만들지도 않았거든요.”
최란은 어이가 없어서 하준을 노려보았다.
“그렇게 잘난 척하면서 그런 소리를 꼭 해야겠니?최소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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