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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7화

사실 송영식은 적잖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내가 가진 돈이 그렇게 적나? 고생고생해 가면서 신제품을 개발해 봐야 겨우 20~30억 버는데.” 윤서는 황당했다. “오슬란 중역이라고 해도 연봉이 2억 정도인데, 대체 몇 년을 안 먹고 안 써야 모을 수 있는 돈을 그러게 우습게 생각하는 거지? 복에 겨워 요강에 똥 싸는 소리 하고 있네.” 송영식은 깜짝 놀라서 커다래진 눈으로 윤서를 바라보았다. 어쩐지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가끔 울화통이 터지는 소리를 해서 그렇지 가끔 이렇게 가려운 데를 시원하게 긁어주기도 한단 말이야.’ “어쨌든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사람들이 다 좋아하잖아.” 백지안 때문에 송영식이 마음 아파하는 것 같아 윤서는 심장 한 켠이 아팠다 “너무 많아 봤자 그냥 통장에 들어있는 숫자일 뿐이잖아요? 우리 같은 사람이야 얼마든지 사치스럽게 살 수 있는데. 수백만 원짜리 가방에, 수천만 원짜리 구두, 호화 저택에 살면서 별장도 두고, 개인 전용기까지 다 가능하잖아?” 하지만 이런 것들이 가능한 사람은 전 세계를 두고 봐도 10%도 안 된다고요. 나머지 90% 이상의 사람들은 여전히 삶을 영위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거든.” 들으면 들을수록 일리가 있었다. ‘하지만 지안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걸. 지안이가 임윤서 같은 생각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송영식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잠시 정신을 파는 사이 임윤서는 가운을 벗고 가방을 챙겼다. “먼저 갈게요.” “…이봐, 잠깐만! 당신 집에 일해주시는 아주머니 어떤지 봐야겠어.” 송영식이 갑자기 따라나섰다. 윤서는 움찔했다. 이상한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오늘 저녁은 이모님께 밥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현 씨랑 훠궈 먹으러 가기로 했단 말이에요.” 송영식은 당황했다. 임윤서는 무슨 말이 나올지 알아채고 선수를 쳤다. “사 먹는 음식 위생적이지 못해서 아기한테 안 좋다고? 하지만 오늘은 훠궈가 너무 먹고 싶단 말이에요. 전에는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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