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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6화

“크흠, 확실히 메이크업은 안 했구먼. 난 할 일이 많아서 이만 가볼 테니, 당신도 할 일 해. 아기가 피곤하지 않을 정도만.” 송영식은 입에 주먹을 대고 가볍게 헛기침을 하면서 난처한 얼굴을 숨기고 나갔다. 임윤서는 송영식의 뒷모습을 보면서 울컥했다. ‘뭐야? 완전히 나랑 싸우자고 왔던 거잖아?’ ****** 사무실. 송영식은 이달 영업 실적을 보고 받았다. 테이블 건너편에서 류 실장이 주요 도시에서 구체적인 실적을 보고하는 중이었다. 류 실장은 서른 살로 정장을 입고 있었다. 송영식이 고개를 들더니 손짓했다. “이리 좀 와 봐요.” 류 실장이 전혀 경계심 없이 다가왔다. 송영식은 백지안만 좋아해서 다른 여자들은 돌덩이 보듯 하고 있어 여직원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여직원들은 송영식을 딱히 경계하지 않았다. “눈에… 메이크업했죠?” 갑자기 송영식이 인상을 팍 찡그렸다. 류 실장은 갑자기 민망했다. “코스메틱 회사니까 직원들에게 메이크업을 장려하고 있습니다만….” “이게 사람마다 다르구나. 어떤 사람은 속눈썹이 워낙 풍성해서 아이라인을 바른 것 같던데.” 송영식은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임 총감님 말씀이세요?” 류 실장이 웃었다. “총감님은 워낙 이목구비도 또렷해서 완전 외국인 같죠. 메이크업이 필요가 없는 미모잖아요.” “나름 유명한가 보군요?” 송영식이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럼요. 완전 여신급이죠. 남자 직원들이 얼마나 따라다니고 싶어 하는데요.” 류 실장이 생글거리며 답했다. 송영식은 넥타이를 휙휙 당겨 풀었다. 위험하리만큼 눈썹을 치켜세웠다. “그렇구먼. 우리 회사는 사내 연애 금지 아닙니까?” 류 실장이 흠칫했다. “그런 규정이 있었던가요?” “있죠. 내가 깜빡하고 말을 안 한 거지. 사내 연애는 업무 효율에 영향을 미치니까, 연애하는 사람들은 다 해고하도록 해요.” 송영식이 싸늘하게 말했다. ‘흥 내 아이를 가지고서 다른 남자랑 연애를? 그건 안 되지.’ ****** 오후 6시. 임윤서가 겨우겨우 라벤터 성분을 추출해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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