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7장

이시연은 남자의 살짝 차가운 손에 이마를 문질렀고 잠시나마 편안함을 느끼자 나지막이 소리를 냈다. 작은 깃털이 심장을 간질이는 듯한 아주 가볍고 부드러운 소리였다. 육성재의 눈빛이 짙어지며 목울대가 꿈틀거렸지만 몸은 감히 움직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다행히 이시연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아 선 넘는 자기 행동을 의식하고 더욱 얼굴을 붉혔다. “저, 옆으로 갈게요. 나중에...” 아직 이성이 남아있었던 그녀는 더 말하지 못하고 천천히 엉덩이를 움직이며 알아서 반대편에 앉으려고 했다. 하지만 몸의 열기는 그녀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견디기 힘들고 부끄러웠다. 불판 위에 달궈진 쇳덩어리처럼 그녀는 점점 더 붉어지고 있었고 육성재가 손을 뻗어 그녀를 제지했다. “움직이지 마. 그러면 더 힘들어질 거야. 곧 집에 도착해.” 시선을 내리니 그녀의 정수리 가운데 옆에 자라지 못한 머리카락이 불규칙하게 떠 있어 바짝 털이 곤두선 것처럼 보였다. 남자의 눈빛이 한층 누그러지며 다정하게 바뀌었다. 이시연은 그의 팔을 잡은 채 움직이지도, 가만히 있지도 못했다. 나가 놀고 싶지만 선생님의 말씀대로 어쩔 수 없이 교실에 앉아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는 유치원 어린이 같았다. 그녀는 시선을 내린 채 남자의 존재를 무시하며 이상한 생각을 하지 않으려 애썼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는 순간 남자의 탄탄한 허리가 눈에 들어왔고 그 아래로...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차 지붕을 바라보았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도... 건드려선 안 된다... ... “거의 다 왔어요?” 이시연은 조금이라도 주의를 돌리려고 말을 꺼냈지만 차 안이 너무 더워 입이 바싹바싹 말랐다. 심지어 참지 못하고 범하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슬쩍 남자의 입술을 바라본 이시연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여전히 육성재의 팔을 꽉 움켜쥐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약간의 통증을 느낀 육성재가 시선을 내리자 여자의 볼은 아까보다 더 붉어져 있었다. 우씨 가문의 사람들을 절대 그냥 두지 않을 거다. 가슴이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