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장
이시연은 손목을 단호히 빼내고는 차갑지만 예의 바른 미소를 지어 보였다.
“시간 없어.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거든.”
“너 지금 나 협박하는 거야?”
강이준이 눈살을 찌푸리며 묻자 이시연은 고개를 갸웃하며 짧게 웃음을 흘렸다.
“협박? 너 뭔가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나 제작팀 조감독이야. 할 일도 많고.”
이시연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한마디를 덧붙였다.
“정말 얘기하고 싶으면 다음엔 미리 약속 잡아.”
“너!”
강이준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시연이 자신을 이렇게 대놓고 무시할 줄은 몰랐다.
숨을 깊게 들이쉬며 다시 말하려던 찰나 이시연은 이미 발길을 돌려 걸어가고 있었다.
장아라는 그의 팔을 붙잡으며 나직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오늘 제작발표회잖아요. 곧 사진 촬영도 해야 하고 저녁엔 감독님이랑 식사 약속도 있어요.”
장아라의 애교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이시연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뒤에서 거대한 짐승이라도 쫓아오는 듯 발걸음을 재촉했다.
제작진 쪽으로 향하는 도중 강이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이시연, 오늘 실시간 검색어 봤어?]
답장할 마음은 없었지만 무심코 SNS를 열어 검색어를 확인했다. 해당 키워드는 이미 2위에 올라가 있었다.
클릭하자마자 보이는 첫 문장은 비난 섞인 질문이었다.
[이시연, 너 이준 오빠 배신한 거야?]
이시연은 입술을 살짝 깨물고 본계정으로 로그인했다.
‘하... 엄청나게 터졌네.’
알림 메시지가 쏟아졌고 수많은 맨션과 DM, 댓글이 쉴 새 없이 올라왔다.
그녀의 계정은 강이준의 팬들 사이에서 작은 정보 창고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다.
팬들이 본 적 없는 그의 사진이나 비하인드 스토리가 종종 올라왔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녀는 강이준을 좋아했기에 이런 일들이 즐거웠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마음이 복잡할 뿐이었다.
이시연은 터질 듯한 휴대폰을 잠시 바라보다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강이준의 팬들은 평소에는 조용했지만 막상 일이 터지면 그 영향력이 엄청났다.
그들은 수적으로도 압도적이었기에 굳이 싸움을 벌일 필요가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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