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장
“시연 언니, 오해하지 마세요! 저랑 오빠는 방금 그저...”
장아라가 본능적으로 변명하며 말끝을 흐렸다.
이시연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입꼬리를 올렸다.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 얼굴 어디에서도 진짜 웃음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굳이 설명 안 해도 돼. 알아, 알아. 오빠가 동생 눈 좀 불어준 거겠지. 그게 뭐 큰일이라고.”
분명 웃고 있었지만 그 웃음에는 어떠한 따뜻함도 담겨 있지 않았다.
뒤따라 들어온 주예은과 임지성은 묘하게 서늘해진 분위기에 어쩔 줄을 몰랐다.
임지성은 고개를 돌려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을 바라보며 말했다.
“설마 일부러 방을 잘못 알려준 거예요?”
그 사람은 하품을 하며 태연하게 대꾸했다.
“아, 미안. 잘못 알려줬네. 옆방이었거든.”
과거 강이준의 옆에서 일했던 그는 이시연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두 사람의 불화는 공공연히 알려져 있었고 이번에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른 데다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 걸 보면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는 속으로 비웃음을 흘렸다.
‘잘난 척하더니 꼴좋네. 결국 좋은 주인 만났던 거잖아.’
“뭐라고요!”
임지성이 버럭 화를 내자 주예은이 재빨리 그의 팔을 붙잡으며 달랬다.
“진정해요. 여기서 싸움 나면 곤란해요.”
그 순간 강이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왔다.
“이시연, 문 두드릴 줄도 몰라?”
강이준은 겉으로는 차분하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확신했다.
‘역시 실시간 검색어를 보고 바로 날 찾아온 거군.’
하지만 분노와 자신감이 뒤섞인 감정에 휩싸인 그는 불과 잠시 전까지만 해도 구슬 팔찌를 구해 그녀에게 감동을 주려던 생각 따위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이시연을 달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전제 조건이 하나 있었다. 그녀가 말을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속으로 이를 갈며 생각했다.
‘말 안 듣는 고양이는 혼쭐을 내줘야 정신 차리지.’
이시연은 고개를 들어 강이준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한 걸음 물러서더니 문을 세차게 닫아버렸다. 이윽고 몇 차례 문을 힘껏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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