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장
성미현은 시선을 내린 뒤 결혼식에 필요한 물건을 미리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 결혼을 서두르긴 했어도 예비 신랑인 당사자가 제일 급할 테니까.
육성재는 다가와 메추라기처럼 고개를 숙인 소녀를 바라보며 눈을 내리깔고 부드럽게 말했다.
“겨울은 좀 추우니까 혼인신고를 먼저 하고 내년 3, 5월 너무 춥지 않을 때 결혼식을 하면 어떨까? 시연이 네 생각은 어때?”
어떻게 생각하냐고?
이시연은 자신을 가리켰다.
“나요? 나는... 다 좋아요.”
그 대답에 조은희도 행복했다.
어쩌다 보니 제일 결혼 생각이 없던 작은 아들이 두 손자보다 먼저 결혼하게 될 줄이야.
날씨는 점점 선선해지고 이시연과 제작팀은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혼인신고의 시간은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었다.
...
하성 시내의 한 고급 레스토랑.
허소민은 주찬우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입가에 미소를 살짝 머금었다.
“요즘 동생 보러 안 가요?”
“할 말 있으면 그냥 하세요. 잡담할 시간 없어요.”
주찬우는 다소 차가운 표정이었다.
“그럼 그냥 포기하고 집안에서 주선한 정략결혼을 받아들이겠다는 건가요?”
“허소민 씨는 제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건가요, 아니면 정략결혼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관심 있으면 할아버님께 우리 둘의 정략결혼을 주선해 달라고 할까요?”
숟가락을 휘젓고 움직이던 허소민의 손이 잠시 멈추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시연 씨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그쪽도 육성재 좋아하는데 결혼할 수 있어요?”
거침없이 대꾸하던 주찬우가 허소민의 아픈 곳을 찌르자 그녀는 손에 든 숟가락을 꽉 쥐고 컵을 던질 뻔할 정도로 격하게 화가 났다.
이렇게 이성을 잃은 건 오랜만이었다.
육성재와 이시연의 혼인신고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사실이 아니었다면 그녀가 이렇게 서두를 리가 없었다.
그동안 그녀는 어떻게든 이를 막으려고 했고 이시연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때마다 허상 그룹 주가는 조금씩 내려갔다.
육성재가 그 여자를 지켜주고 있으니 도저히 그녀로선 속수무책이었다.
“주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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