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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장

그럼 오빠는 어떡하지? “오빠는 뭐 해볼 생각 없어?” 주찬우는 그 말에 잠시 침묵하다가 물었다. “정략결혼도 나쁘지 않잖아?” 이번엔 주예은이 침묵할 차례였다. 전지유는 좋은 사람이었고 그녀도 전지유를 많이 좋아했지만 친구이자 동생으로서 두 사람이 진심으로 좋아해서 결혼하길 바랐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 이시연은 며칠 동안 제작팀에서 바쁘게 지내다가 촬영이 일찍 끝나는 날에 하성으로 향했고 엘 타운하우스로 돌아가는 대신 곧장 육씨 가문 저택으로 향했다. 조은희가 고집을 부리며 약을 제대로 먹지 않을까 봐서 걱정이었다. 성미현은 나이가 든 그녀를 제어할 수 없었고 할아버지는 더더욱 설득이 불가능했다. 그녀가 오는 길에 물건을 사 들고 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집 안에서 희미하게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손님이 왔나? 이시연이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도우미는 문이 열린 것을 먼저 알아차리고 반가워했다. “시연 씨 왔어요.” 거실에 있던 여러 사람이 그 말에 쳐다보았고, 특히 조은희와 성미현은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이고, 우리 착한 손녀가 드디어 이 할머니를 보러 왔네.” 그 옆에는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와 젊은 청년이 앉아있었는데 청년이 자리에서 일어나 이시연과 눈을 마주하자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랐다. 허정민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시연 씨?” 위로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이 다소 어색했고 그 옆에서 허준범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형수님, 입이 닳도록 자랑하시는 손녀분이세요? 이렇게 예쁜데 매일 외출할 때 데리고 다니지 그래요?” 조은희가 대답했다. “애들은 자기 살 도리를 하느라 바쁜데 나 같은 늙은이랑 어떻게 매일 같이 있어?” 성미현이 다가와 이시연의 손을 잡고 소개했다. “이분은 허씨 가문 할아버지고 옆에는 손자인 정민이야. 나이로 따지면 오빠인데 성재가 있으니 오빠라고 부르는 건 적절하지 않겠네. 법으로 정해놓은 건 없으니 나중에 너희들이 결혼하고 나서 호칭을 바꿔도 늦지 않지.” “안녕하세요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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