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9장
“신, 신혼여행이요?”
이시연이 망설이며 물었다.
계약 결혼인데 굳이 신혼여행이 필요할까?
이참에 제대로 연기할 생각인 건가?
육성재의 시선이 그녀에게 떨어지자 이시연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쯤이면 겨울일 텐데 눈 보러 가요.”
조심스럽게 입술을 달싹이는 모습이 퍽 긴장한 것 같아 남자는 눈을 내리깔고 부드럽게 웃었다. 그녀도 긴장할 때가 있을 줄이야.
육성재가 입을 열려는 순간 시선을 들어 멀지 않은 곳에서 꽤 많은 것을 손에 들고 제작팀 입구로 들어오는 주찬우를 보고 앞에 놓인 손가락을 살짝 까딱거렸다.
이시연은 그의 시선을 따라가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요즘 찬우 씨가 자주 찾아와서 예은 씨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곤 하는데 그때마다 우리 몫도 있어요. 아마 남매가 오랫동안 자주 못 보다가 이제 기회가 생겨서 오빠 노릇하고 싶나 봐요.”
시선을 돌린 남자의 눈빛이 그녀의 얼굴에 머금은 담담한 미소를 보았다
육성재는 그 미소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다.
과거 이시연은 단란한 남의 집 가족을 보며 부러움이 아닌, 어린 나이에 갑자기 가장 가까운 가족을 잃은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꼈다.
육성재는 방과 후 그녀를 데리러 가는 길에 창밖으로 다른 집 가족들을 바라보며 잠시 멈춰 서 있는 그녀를 본 적이 한두 번이 아녔다.
그동안 육씨 가문 사람들, 특히 조은희와 성미현은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사랑과 보살핌을 아끼지 않았지만 때로는 관심이 지나칠수록 더 무서움을 느낀다. 특히나 어렸을 적 육씨 가문의 두 오빠와 그녀를 대하는 태도 차이를 보며 더더욱 그러했다.
그래서 이시연과 강이준이 연애할 때 때때로 그녀가 행복해하고 가끔 육씨 가문 사람들에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모습을 보고 그도 육서진처럼 생각하며 그냥 만나도록 내버려두었다.
강이준이 보잘것없는 배경을 가졌어도, 집안만 놓고 봐도 육씨 가문과 너무도 크게 차이가 나도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그 만남을 반대하지 않았다.
이시연만 좋으면 그만이기에 육씨 가문에서는 알게 모르게 강이준에게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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