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장
이시연을 내려다보는 육성재의 깊은 눈동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처럼 짙어져만 갔고 그 안에 담긴 감정은 포착하기 어려웠다.
이시연은 육성재의 마음속에 있는 여자가 누구인지 몰랐고 물어볼 자격도 없었지만 그게 누구든 둘 사이를 방해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육성재에게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결혼을 하더라도 앞으로 1년 동안은 최대한 일을 많이 하고 함께 사는 시간을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 그때 가서 상대 여자에게도 설명하기 쉬워지니까.
자신과 삼촌은 그저 허울뿐인 결혼이라는 걸.
육성재는 손을 들어 풍성한 여자의 머리를 다시 쓰다듬었다.
자리에 앉아 이마를 남자의 복부에 대고 있던 이시연은 이상하게도 조금 전 떠도는 유목처럼 의지할 곳 없이 표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육성재가 위로하는 순간 그의 몸에 기대어 잠시나마 돌아갈 곳을 찾은 것만 같았다.
그녀는 뒤늦게 자신의 기분 변화에 반응하며 깜짝 놀랐다.
지금은 이렇게 의지하는 버릇을 들일 때가 아니었기에 이시연은 서둘러 똑바로 앉아서 최대한 편안한 어조로 말했다.
“삼촌, 더 좋은 생각 없어요?”
워낙 똑똑한 사람이니 뭔가 생각이 있을 거다.
육성재는 별빛처럼 맑고 환하게 빛나는 그녀의 눈을 마주하자 손끝을 움찔하며 내심 자신이 음흉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딱 한순간, 그녀에게 차마 숨길 수 없어 오랫동안 그녀를 사랑했고, 열심히 애를 써서 결혼할 기회를 만든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는 이엘 그룹 사당에 무릎을 꿇고 육씨 가문 조상들을 마주 보며 그녀를 절대 실망하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삼촌?”
그가 잠시 생각에 잠긴 것을 느낀 이시연이 그를 부르자 남자는 정신을 차리고 덤덤하게 웃으며 여느 때처럼 우아하고 고상한 분위기를 뿜어냈다.
“괜한 생각하지 마. 내가 있잖아.”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지만 그 부드러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시연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서서히 안정되었다.
3개월 후, 이시연의 작품 촬영이 끝나면 그땐... 정말 결혼하는 건가?
한 웨이터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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