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3장
“허 사장님.”
차분하던 이시연의 눈동자에 싸늘함이 감돌았다.
“이엘 그룹 직원 수첩에 ‘이엘 그룹 직원은 타인을 함부로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요. 이엘 그룹에 오래 있었던 부사장조차 그걸 제대로 습득하지 못했으면 직원들은 오죽하겠어요?”
그녀의 입꼬리가 말려 올라갔다.
“이엘 그룹 직원 수칙이면 당연히 몰라선 안 되겠죠? 제가 돌아가서 대표님께 그쪽을 필두로 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가르치라고 제안하는 건 어떨까요?”
여자는 담담하게 웃으며 차분한 어투로 받아쳤지만 조금도 물러날 기세는 없었다.
그 말에 허소민의 눈동자가 위험하게 번뜩였다. 순진한 토끼인 줄 알았는데 제법 사람을 물 줄도 안다.
자신이 그녀를 얕본 것 같았다.
허소민은 눈썹을 살짝 치켜들고 입가에 대수롭지 않은 미소를 지었다.
“육 대표님이 그쪽 말에 움직일 사람인가요?”
이내 그녀는 다시 웃었다.
“나도 참, 어린 아가씨랑 왜 이러고 있는지. 사람도 봤고 별일 없으니 전 먼저 가볼게요. 육 대표님과 함께 저녁 모임에 참석해야 해서.”
그렇게 말한 뒤 그녀는 조롱하는 시선으로 이시연을 위아래로 시선을 훑어보고는 뒤돌아 자리를 떠났다.
이시연은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미간을 찡그렸다.
설마 저 여자가 삼촌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은 아니겠지.
그녀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삼촌에게 그렇게 특이한 취향이 있을 리가 없다.
허소민은 한번 다녀간 이후로 이시연을 더욱 우습게 여겼다.
육씨 가문에서 육성재의 형수님 동정에 의지해 자란 고아였고 오랜 세월 동안 육씨 가문은 그녀에게 제대로 된 명분조차 주지 않았으니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분명했다.
이 결혼이 성사된 건 결국 그녀가 알아본 내용과 같을 거다.
이시연이 육성재의 침대에 기어 올라갔다. 그렇지 않았다면 육성재의 성격상 어떻게 그녀를 자기 집에 머물게 하겠나.
그녀가 가고 전지유가 뒤늦게 말을 꺼냈다.
“아까 허 사장이라는 여자 시연 씨 삼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선전포고하러 왔대요?”
원래는 꼬박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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