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8장
이시연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는 사람은 없었다.
강이준은 전화기 너머 무미건조한 기계음을 들으며 입가에 쓴웃음이 더 짙게 번져갔다.
이시연은 이미 한참 전부터 그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는 머리가 멍한 채로 일어나 드림 엔터로 달려갔고 제정신이 아닌 탓에 몇 번이나 추돌 사고가 날 뻔했다.
한창 퇴근할 시간에 늘 남이 알아볼까 봐 두려워했던 그가 마스크도 쓰지 않고 당당하게 건물 밖에 서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따금 그를 흘끔거리며 동행하는 사람과 몇 마디를 주고받았다.
“강이준이 왜 여기로 온 거야?”
“화가 나서 허정민을 때리려고 하는 거 아니야?”
“상태가 안 좋아 보이긴 하는데 그렇게 거친 사람은 아니겠지. 때리는 건 범죄인데 경찰에게 잡혀가면 평판이 더 나빠지지 않겠어?”
...
지나가던 사람들은 물살이 돌에 막혀 틈이 생긴 것처럼 그를 피해 다녔고 이시연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로비까지 걸어오다가 그를 발견했다.
열 때문에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붉어지고 입술이 약간 하얗게 변해 있었다.
그가 아픈 걸 알면서도 이시연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의 곁을 스쳐 지나가려는데 강이준의 시선이 그녀에게 고정되었다.
“시연아.”
그녀는 멈출 생각도 하지 않고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
“시연아.”
강이준은 그녀의 뒤를 쫓아가 손목을 잡아당겼다.
그의 손이 비정상적으로 뜨거웠다.
많이 아픈 것 같아 이시연은 미간을 찡그리며 손목을 뺐다.
“강 배우님, 자중하세요.”
텅 빈 손을 보며 강이준의 눈가에 실망의 빛이 번쩍였다.
아플 때도 걱정하는 말 한마디 없던 그녀의 모습에 강이준은 처음으로 우월감을 내려놓고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시연아, 내가 잘못했어.”
그는 집 없는 아이처럼 불쌍하게 고개를 숙였고 이시연은 그를 바라보면서도 가만히 있었다.
“사모님 말씀이 옳았어.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 네가 해주는 것들을 몰랐어. 이제야 네가 나한테 얼마나 중요한 사람인지 알았어. 시연아, 내 곁으로 돌아와, 응? 난 정말 너를 사랑해. 너 없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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