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4장
따뜻한 손이 이시연의 서늘한 피부와 맞닿으며 작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시연은 고개를 숙여 그의 손등에 시선을 보내며 천천히 물었다.
“삼촌, 여긴 어쩐 일이에요?”
육성재는 그녀를 부축한 채 방 카드를 받아 문을 열고 들어가서 이시연을 소파에 반듯하게 앉힌 뒤 네모난 상자 하나를 꺼냈다.
“작품 끝난 기념으로 주는 선물이야. 처음으로 큰 영화감독을 맡아 성공적으로 끝낸 걸 축하해, 시연아.”
잘 다듬어진 옥처럼 남자의 목소리는 맑으면서도 부드러웠고 눈가에는 깊은 감정을 머금고 있었다.
상자에 시선을 고정한 이시연은 그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했고 술을 마신 탓에 반응 속도가 다소 느렸다.
천천히 상자를 건네받아 머뭇거리며 풀어보았다.
옥팔찌였다.
부드럽고 하얀빛에 손가락이 닿자 다소 은은한 차가움이 느껴졌다.
“너무 예뻐요!”
이시연은 어쩔 줄 몰라 하며 감탄했다.
“이제 네 거야.”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묻고 싶었지만 다소 무정해 보일까 봐 참는 데 이어지는 육성재의 말에 서둘러 말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겼다.
“가족들도 네가 내일 돌아가는 걸 알고 너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축하하려고 파티 준비하고 있어.”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시울이 붉어진 것을 육성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고개를 떨궜다.
한심하긴, 이미 그녀에겐 가족이 있는데.
육씨 가문 사람들 전부 그녀의 가족이었다.
육성재는 호텔 측에 숙취해소제를 부탁했고 이시연이 다 마시는 것을 지켜보고는 돌아갔다.
다음날 이시연은 늦잠을 잔 뒤 천천히 짐을 챙겨 차에 모두 실은 뒤 유정 엔터 제작팀으로 돌아갔다.
“회사 측에서 내일 촬영 스케줄을 잡았는데 오늘 밤에도 촬영이 있으니까 내일 오후로 바꿨어. 아침에 데리러 올게.”
주예은은 물잔을 내려놓았다.
“아니에요. 푹 쉬어요. 우린 택시 타고 가면 돼요. 그게 더 편하기도 하고.”
“하지만...”
“됐어요. 언니가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 우리가 택시 타는 거 더 편해요.”
주예은은 이시연을 고생시키기 싫어 단호하게 거절했다.
택시가 잡히지 않아도 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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