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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장

전지유는 고개를 돌려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모르는 사람이에요. 알았으면 문 열고 들어와서 마주쳤을 때 같이 밥 먹자고 불렀겠죠.” 말을 마치고 나서야 강이준의 진짜 의도를 알아차린 그녀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저분한테 너무 관심을 가지는 게 지인을 통해 당신을 조사하려는 의도일까 봐서요? 아니에요.” 그녀는 손을 내저었다. “전 그냥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보면 눈을 떼지 못하는 거예요. 저분 엄청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살면서 신이 내린 얼굴이라고 칭찬받는 사람들도 많이 봤는데 저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요.” 강이준의 얼굴에는 말할 수 없는 복잡한 심경이 드러났다. 그는 이시연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전지유가 이렇게 칭찬하는 것을 들으면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전지유는 아무것도 모른 채 가볍게 웃었다. “이시연 씨가 저한테 주는 느낌은 뭐랄까, 청순하면서도 매혹적이에요. 분명 서로 너무 다른 말인데 저 사람한테는 잘 어울려요. 몸에서 나는 냄새 맡았어요? 옅은 재스민 향이 나요. 나중에 어떤 향수인지 물어봐야겠어요.” 그러다 이마를 두드리며 정신을 차렸다. “어머, 늦었네요. 저도 이만 가봐야겠어요. 강이준 씨, 오늘 얘기 즐거웠어요. 다음 만남을 기대할게요.” 강이준은 손을 흔들며 미소를 짓는 그녀의 밝은 표정을 보고 잠시 넋을 잃었다. 마치 오래전의 이시연을 보는 것 같았는데 다만 그녀보다 덜 부드러워 보일 뿐이었다. 사실 강이준은 모순에 사로잡혔다. 이시연이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원하는 사람 하나 없는 고아라고 말하면서도 그녀가 누구보다 교양 있게 잘 자란 것 같다고 생각했다. 교양 있는 그녀의 모습에 강이준은 그녀가 아무 공격력이 없이 그저 예쁘기만 한 꽃이라고 착각했고 온통 자신만을 바라보며 자기 말을 순순히 따랐던 이시연이 그리웠다. 만감이 교차하며 내내 넋을 놓고 있다가 누군가 비키라고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강이준은 정신을 차렸다. 미간을 찌푸린 그는 이렇게 또 이시연을 그리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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