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8장
이번에는 이시연의 표정이 몇 번 바뀌더니 잠시 생각하다가 물었다.
“제가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 도와주시는 건가요, 아니면 제가 예은 씨를 책임지고 있어서 도와주시는 건가요?”
“그 둘이 다른가요?”
“내게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 하는 거라면 기꺼이 맡겠지만 예은 씨 때문에 도와주는 거라면 그럴 필요 없어요. 예은 씨를 챙기는 원래 제가 해야 할 일이고 그동안 예은 씨도 절 위해 많이 나서줬으니 고맙다는 인사는 오히려 제가 해야죠.”
주찬우는 눈앞에 있는 소녀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손바닥만 한 얼굴에 흠잡을 데가 없을 정도로 뚜렷한 이목구비, 영혼이 담긴 맑은 눈동자가 실로 미인이었다.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면 온실 속 화초처럼 자랄 법도 한데 주찬우는 울타리에서도 거침없이 자라고 생명력이 넘치는 장미 같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추운 겨울도 봄날의 꽃을 피우려는 그녀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늘 말수가 적었던 동생이 이시연 얘기를 할 때면 왜 그렇게 눈을 반짝이며 쉴 새 없이 말을 늘어놓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 역시 온화하고 친절하며 통찰력이 있으면서 단호한 그녀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이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소녀의 시선이 그의 뒤로 향했고 주찬우는 소녀의 눈빛이 갑자기 샘물처럼, 봄바람처럼 더욱 부드러워져 자신의 마음을 부드럽게 간질이는 것을 느꼈다.
문득 오래전 주성호를 따라 육씨 가문에 찾아갔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이미 세상을 떠난 지 오래였고 어머니와 동생은 해외에 있었다.
삼촌은 죄책감 때문에 그를 친아들처럼 챙겨주었고 살면서 힘들었던 적은 없었지만 마음은 늘 허전했다. 매일 제시간에 학교를 다니고 회사 경영을 배우는 일상이 보람은 있었지만 지루했다.
같이 놀 친구도 없고 어떠한 신앙도 없어 겉으로는 잘살고 있는 것 같았지만 본인만이 외로운 속내를 알 수 있었다.
가끔은 아버지가 곁에 계셨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마침 명절이라 삼촌은 그와 함께 육씨 가문에 찾아갔고 재미없고 따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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