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이 말을 들은 강이준의 표정이 조금 나아졌다.
“그럼 아직도 여기 서서 뭐 해? 가서 초대장 구하지 않고.”
매니저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강이준의 눈빛은 썩은 물처럼 음침하고 소름 끼쳤다.
더 이상 장아라에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내버려둘 수는 없었다.
고민 끝에 사람을 찾아 구할 방법이 없는지 생각하던 중 이시연이 떠올랐다.
그날 송민준과 싸운 이후 다음 날 그는 사람을 시켜 대본을 보내왔다.
이시연에게 무슨 말을 하진 않았을까.
곧바로 강이준은 피식 웃었다. 말하면 또 어때서.
그 여배우는 유정 엔터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었고 그녀의 부친이 유정 엔터 임원이었다.
강이준에게 들이댄 게 이번이 처음도 아니었지만 전까지는 이시연 때문에 몇 번이고 초대를 거절했다.
그날은 기분이 안 좋고 술도 좀 들어간 참에 그녀를 만나 잠시 이성을 잃은 것뿐이고 선 넘는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이시연이 무슨 불만을 품겠나.
...
유도현 제작팀 쪽에서는 벌써 서서히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이시연은 하루하루 바쁜 일정을 소화했고 유도현도 그녀를 각별히 챙겼다.
시간은 어느새 흘러 우진 그룹 자선 파티 당일이 되었다.
육성재가 며칠 전 찾아왔을 때 이시연이 무심코 그 일을 얘기했다.
“그날 주찬우 씨 봤는데 어디서 본 것 같은 낯익은 느낌이 들었어요.”
육성재는 눈을 번쩍 뜨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기억 안 나?”
“네?”
이시연은 더 놀랐다.
남자는 시선을 내린 채 청산에 피어난 연꽃처럼 차갑고 쓸쓸하지만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현 우진 그룹 대표인데 너 고등학교 때 봤을 거야. 주성호 대표님이 데리고 우리 집에 온 적 있어. 육서진이랑 친구 사이라 걔도 데리고 온 적 있고.”
그 말에 이시연은 더욱 의아했다.
“기억이 없는데 얼굴은 낯익었어요. 아저씨 아들이었어요?”
주찬우가 사업한다는 걸 알았지만 그날 밥만 먹었을 뿐 자신이 알고 있는 우진 그룹과 연관 지을 생각은 못 했다.
그러면 주예은도 재벌가 아가씨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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