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8장
“김 비서, 우리 이엘 그룹이 무슨 깡패야?”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엔 아무런 감정이 담겨 있지 않았다.
김정우는 그가 화난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괜히 긴장했다.
“그럴 리가요.”
“근데 무슨 사람을 보내서 교육시켜.”
“...”
육성재는 스피커폰으로 돌리고 무심하게 전화기를 옆에 놓았다.
“증거 챙겨서 경찰에 신고해. 타이밍 잡아서 경찰에게 잡힐 때 기자들에게 찍으라고 시키는 거 잊지 말고.”
뒷일을 어떻게 할지 잘 알았던 김정우가 짧게 대답했다.
육성재는 전화를 끊고 하단 서랍을 열어 맨 밑에 있는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사진 속 소녀는 교복을 입고 육씨 가문 저택의 100년 된 복숭아나무 아래 서 있었다.
당시 만개한 복숭아꽃도 나무 아래 밝은 눈빛으로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보다 아름답지 않았다.
그녀는 복숭아꽃보다 더 환하고 사랑스러운 소녀였다.
화장기 하나 없이 머리를 그저 대충 묶었지만 18살의 이시연은 누구보다 아름다웠다.
육성재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로 향하며 옅은 눈동자는 무의식적으로 미소로 물들어갔다.
그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사진을 다시 맨 밑 서랍으로 밀어 넣었다.
마치 그의 마음속 가장 잘 보이지 않는 구석에 놓인 듯 맨 밑으로 감췄다.
다음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깬 장아라는 짜증과 분노가 치밀어 문을 열자마자 성질을 부리려는데 상대를 확인하고 그대로 말을 삼켜버렸다.
“장아라 씨, 안녕하세요. 저희는 하성 경찰서 경찰입니다. 악의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증거가 포착되어 저희와 함께 가셔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죠.”
장아라는 자리에 굳어버렸다.
“착각한 것 아닌가요? 제가 무슨 남의 명예를 훼손해요?”
경찰이 다시 한번 증거가 있다며 수사에 협조하라고 말하자 장아라는 즉시 불쾌함을 드러냈다.
“나 건드리지 마세요. 내가 누구인지 알아요? 나 연예인인데 이런 식으로 함부로 잡으면 안 되죠! 난 억울해요! 이거 놔요! 경찰이면 아무렇게나 사람 모함해도 돼요? 나 건드리면 당장 고소할 거예요!”
인상을 찌푸린 경찰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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