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장
“송민준, 네가 진짜 뭐라도 되는 줄 알아? 나도 많이 참았어!”
강이준은 욕설을 내뱉으며 주먹으로 맞받아쳤다.
두 사람은 말리는 사람도 없이 막무가내로 주먹을 휘둘렀고 결국 둘 다 아파서 널브러지고 나서야 손을 멈췄다.
송민준은 한참을 바닥에 누워 있다가 벽을 붙잡고 천천히 일어나 한입 가득 피를 뱉어내며 비웃었다.
“이시연이 아깝다.”
그가 돌아서서 나가려는 모습을 보고 강이준도 뒤에서 피식거렸다.
“송민준, 방금 그 여자 누구인지 알아? 이시연이 아깝다고? 내가 이시연이라는 여자 하나 때문에 뭘 얼마나 더 해야 해?”
송민준은 다그쳐 묻는 강이준의 목소리에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애초에 강이준을 도와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생각뿐이었다.
강이준이 장아라와 얽힌 순간부터 그는 강이준이 썩어빠진 놈이라는 걸 알았다.
곁에 두는 사람 따로, 마음에 품은 사람 따로.
호텔 아래에서 한참 동안 이시연을 기다린 송민준은 무뎌진 상처가 아파져 오기 시작했지만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아무 소리를 내지 않았다.
시원한 밤바람에 치마를 휘날리며 멋지게 들어오는 소녀의 모습을 보자 마치 인간 세상에 강림한 요정 같았다.
이시연은 송민준의 얼굴을 보고 예쁜 눈을 살짝 크게 뜨더니 가방을 뒤져 약 솜 두 개를 꺼냈다.
“우선 좀 닦을래요?”
송민준은 본능적으로 물건을 집어 들었지만 손에 쥐고 만지작거릴 뿐이었다.
여러 번 생각하고 또 생각했던 말인데 막상 그녀가 앞에 나타나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착한 이시연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다.
몇 번이고 머뭇거리던 송민준은 도저히 말할 수 없었고 눈앞에서 그를 바라보던 소녀의 예쁜 눈동자가 살짝 어두워지더니 이내 옅은 미소를 지었다.
“강이준 일인가요? 아니면 대본?”
이시연은 잠시 멈칫하다가 덧붙였다.
“아니면 강이준이 시켜서 보낸 대본이라는 걸 알려주려고?”
송민준은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이시연은 이미 다 알고 있었고 생각보다 더 똑똑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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