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6장
언뜻 들으면 별것 아닌 것 같고 일리가 있었지만 이시연은 주찬우의 말에서 애매모호함을 느꼈다.
사리에 밝고 굳이 끝까지 캐묻는 성격도 아니었기에 그냥 웃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식사는 매우 화기애애하게 이어졌고 거의 끝나갈 무렵 주찬우가 금색 초대장 세 장을 꺼내 들었다.
세 사람이 의아해하던 중 주예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오빠, 이게 뭐야?”
주찬우가 가볍게 웃었다.
“며칠 후에 우진 그룹에서 자선 파티가 있는데 업계 대단한 사람들이 많이 오니까 알고 지내면 도움이 될 거야.”
주찬우는 테이블 위에 초대장을 올려놓았다.
“이건 특별 초대장이라 각자 정해진 위치가 있습니다.”
영리한 이시연은 식사 한 번에 남매의 관계를 꿰뚫어 보았다.
두 사람은 가깝고도 먼 사이였다. 주예은의 말에 따르면 한 명은 해외에서, 한 명은 국내에서 자랐다고 했다.
논리적으로 우진 그룹 산하에 엔터 회사가 있으니 귀국한 주예은에겐 자기 회사로 들어가는 게 최고의 선택지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주찬우의 모습을 보면 동생을 무척 잘 챙기는 것 같은데 그 뜻인즉슨 주예은이 우진 그룹을 마다하고 홀로서기를 택한 것이다.
그러니 이 초대장은 단지 입장권이며 그 안에 들어가서 누구를 만나고 친해지느냐는 그들에게 달렸다.
이에 육씨 가문의 명성을 빌리고 싶지 않았던 이시연은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이 깊어지자 이시연은 혼자 차를 몰고 돌아가며 세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다.
하지만 호텔 로비에서 송민준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의 옷은 구겨져 있었고 얼굴에는 방금 누군가와 싸운 것처럼 멍이 몇 군데 들어 있었다.
그녀를 보자마자 송민준은 기다렸다는 듯 성큼성큼 다가왔다.
“방으로 가서 기다리려고 했는데 호텔에서 머무는 방을 안 알려주더라고요.”
직접 프런트 직원에게 당부한 사항이기에 이시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일이에요?”
송민준은 말하기 싫은 듯 손을 흔들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늦은 시간에 급한 일이 있어서 온 것 아닌가요?”
송민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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