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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장

장지현도 일부러 그랬다는 것이 모두에게 알려지면 곤란할 것 같아 CCTV를 확인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시연이 제작팀에 들어온 순간부터 그녀는 이시연이 자신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확신했다. 강이준이 막 대상을 수상할 때 우연히 그녀도 작품에서 아주 작은 역할을 맡아 촬영하고 있었다. 데뷔한 지 몇 년이지만 인기도 없었고 아버지가 아파서 돈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해서는 안 될 생각을 했다. 인기를 얻고 싶었지만 진심으로 강이준을 유혹할 생각은 아니었고 그저 그와 한번 스캔들만 나면 충분했다. 그래서 강이준이 촬영장에서 쉬고 있을 때 일부러 그의 곁으로 가 발을 삐끗한 척 그가 부축해 주도록 했다. 현장에서 사진 찍을 사람까지 준비했는데 이시연과 부딪힐 줄이야. 장지현이 몰래 도촬하려 했다는 증거가 나타나자 신사적이고 젠틀했던 강이준은 순식간에 차가워졌고 더 묻지도 않고 조건 없이 이시연을 믿었다. 성공할 수 있었는데! 강이준은 워낙 유명인이기 때문에 이번 스캔들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그 자신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이시연도 나름대로 노력해서 올라온 평범한 사람이면서 왜 그녀를 이해해 주고 도와주지 않는 걸까.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녀를 미워했는데 다시 마주쳤을 때 이시연이 강이준에게 버림받을 줄은 몰랐다. 그래서 장아라가 그녀에게 찾아와 이시연의 체면을 구기고 연예계에서 쫓아내기만 한다면 2억을 준다는 말에 장지현은 고민도 없이 동의했다. 마치 신이 복수를 돕는 것 같았다. 장지현의 붉어진 눈시울은 순식간에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동정심을 자극했다. “내가 배상하겠다고 했는데도 계속 따지는 건가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던 이시연은 어딘가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무심하게 웃었다. “그쪽 제안 받아들일게요. 다들 들었죠, 본인이 먼저 배상하겠다고 했어요.” “얼만데요? 제가 지금 돈 보낼게요.” 장지현은 너그러운 척 말했다. 기껏해야 몇백만원이라는 생각에 이렇듯 무모하게 굴었던 그녀는 가격이 공개되었을 때 모두가 비웃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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