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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장

그날 생방송이 끝난 다음 날 아침, 이시연은 회사로부터 주예은과 임지성의 라디오 스케줄을 잠정적으로 취소했다는 전화를 두 통이나 받았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상대방의 말을 듣다가 짧게 대꾸한 후 전화를 끊었다. 유도현은 그녀의 침울한 얼굴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괜찮다고 말했다. 더 할 말을 찾지 못한 유도현은 마침 오늘 김건국 부부가 제작팀에 오자 짧게 몇 마디로 언급했다. 안여정은 그제야 어젯밤 일을 알게 된 후 표정이 좋지 않았다. “저번에 강이준이 슬프게 우는 걸 보고 진심으로 반성하는 줄 알았는데 시연이에게 그런 식으로 강요했어요? 내가 지금 당장 따지러 가야겠어요.” 김건국이 그녀를 말렸다. “흥분하지 마요. 찾아가도 소용없어요. 당신이 가서 말하면 시연이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시연이 밑에 있는 신인 둘이 힘들어져요. 시연이 성격 잘 알잖아요. 자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힘들어지면 더 괴로워할 거예요.” 안여정이 예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 이대로 당하고만 있어요?” 고개를 든 그녀는 마침 다가오는 이시연을 보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시연은 여느 때처럼 옅은 미소를 지으며 다가와 그녀의 팔짱을 꼈다. “이모, 오셨어요? 요즘 몸은 어떠세요?” 안여정은 그녀가 자신이 방금 한 말을 듣고 일부러 말을 돌린다는 걸 알았다. 상대가 아무 말이 없자 이시연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걱정하실까 봐 말 안 했는데 결국엔 알게 됐네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손 놓고 당하고만 있지 않아요. 근데 두 신인이 제 일에 휘말려서 성가시게 됐어요. 두 사람 내버려두고 저만 살자고 갈 수는 없으니까요. 아직 회사와 계약이 되어 있어서 사람 찾아서 구체적인 상황 살펴봐야 해요.” 안여정은 그녀가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 같아 이렇게 물었다. “그다음엔?” “그다음엔 같이 회사를 옮겨야죠.” 무척 성가신 일인데 이시연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고 눈가엔 옅은 웃음을 머금은 채 당연하듯 말하는 그녀는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안여정은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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