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7장
고개를 든 강이준은 분명 애원하는 말임에도 오만한 태도 때문에 이시연에게 자비를 베푸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지금 대배우였고 50억 흥행이라는 성과를 거머쥐었으며 각종 국제 시상식에서 수상하여 유명 감독들의 제의가 쇄도하는 등 업계에서 잘나가는 대세였다.
이시연이 똑똑하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지 잘 알 거라고 생각해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이시연의 눈빛에는 행복함이나 고마움의 흔적은 없었고 살짝 올린 입꼬리는 조롱으로 가득했다.
“우린 화해 못 해. 넌 이미 내가 사랑하던 사람이 아니니까. 내가 원하는 것도 신경 써줄 필요 없어.”
강이준은 자신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그녀의 시선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경멸, 고집, 오만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강이준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은 늘 온화하고 사랑이 담긴 부드러운 눈빛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찡그렸다.
“시연아, 내가 변했다고 하는데 그러는 넌 변하지 않았어?”
도저히 참다못한 주예은이 나섰고 임지성은 가녀린 그녀의 몸에서 어떻게 남자를 떼어낼 힘이 나오는지 의아했다.
“바람 피우고도 참 당당하네요? 그쪽은 머리가 없어요? 생각이란 걸 안 하고 살아요? 그렇게 대단한데 왜 맨날 시연 언니 괴롭혀요? 대단하신 강 배우님 저희는 감히 못 받들겠네요!”
그녀는 등을 꼿꼿하게 피고 쌈닭처럼 몰아붙였다.
“시연 언니가 싫다고 했는데 왜 안 가고 이러세요? 그 대단한 배우님께서 남에게 막무가내로 매달리려고요?”
눈을 깜빡이던 이시연은 누군가 나서서 지켜준다는 느낌에 감동하였다.
분명 신인 두 사람과 알고 지낸 지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그들은 무조건 그녀의 편을 들어주었고 오히려 5년 만난 남자 친구는 오만하게 그녀를 저격할 뿐이었다.
이시연은 이 상황이 굉장히 아이러니하다고 느꼈다.
주예은의 말은 강이준에게 상처가 되진 않았지만 극도로 모욕적인 말이라 그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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