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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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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장

유현진은 말을 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눈물이 가득 묻은 임연아의 얼굴을 스쳐지나 마침내 민준이를 바라보았다. 민준이의 몸은 팽팽했고 작은 어깨는 이따금 떨기도 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 민준이는 두려웠다. 어른이나 아이나 숨이 붙어 있는 한 잘 살 수만 있다면 죽으려 하지 않는다. 세 살밖에 안 된 민준이는 어렸어도 다른 아이들과 차이가 컸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다른 아이들은 놀라서 당황해하며 울부짖는 소리가 하늘을 뒤흔들었지만, 민준이는 오히려 차분했다. 민준이는 눈도 깜짝하지 않고 부드러운 눈길로 도수영을 바라보았다. 그저 섭섭하고 안타까워했다. 비록 그의 아들이 아니지만, 민준이의 눈빛을 바라보던 유현진은 마음이 아팠다. 세상에 어쩌면 이렇게 철이 든 아이가 있을 수 있을까? 벼랑에 떨어질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슬퍼할까 봐 마음을 졸였다. 유현진은 무의식적으로 손을 내밀어 벼랑 끝에 눌려 있던 민준이를 끌어내려고 손을 내밀고 나서야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의식했다. 그는 궁지에 빠진 듯 손을 거두었다. 지금은 민준이의 생사뿐만 아니라 임연아의 생사에도 관계되므로 통제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현진 씨, 제발 민준이를 살려줘! 민준이는 당신 아들이야, 당신을 속이지 않았어! 민준이가 죽게 된다면 현진 씨도 평생 후회하게 될 거야! 현진 씨, 제발, 제발!” 도수영은 계속 머리를 조아렸고 그녀의 작은 얼굴을 피범벅이 되었다. 그러나 유현진은 그녀의 절망적이고 무기력한 표정을 똑똑히 보아낼 수 있었다. 유현진은 그녀를 힘껏 품에 안고 싶었지만, 임연아가 그를 구하기 위해 치른 대가를 생각하며 다시 마음을 굳혔다. “도수영, 난 연아를 다치게 할 수 없어.” 도수영은 얼굴을 쳐들었다. 그녀는 그 자리에서 멍하니 꿇어앉아 계속 절을 하며 부탁하는 것도 잊었다. 아무리 애원해도 그의 마음속에서는 임연아가 가장 중요했다. 도수영은 진작부터 이런 결과가 나올 줄 알았지만, 민준이가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도수영은 유만복을 향해 애원했다. “날 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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