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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안녕이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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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도수영은 무릎을 꿇었다. 아픔이 그녀의 가슴을 찔렀고 그녀 마음속의 마지막 빛을 파묻었다. 아침 햇빛이 커튼 너머로 침대를 비추었다. 유현진은 검은색 고급 양복을 입고 있었다. 반듯한 몸매는 훤칠한 대나무를 방불케 하였고 귀티가 났다. 그러나 도수영은 침대 위에 웅크리고 있었다. 마치 발밑에 밟힌 땅강아지처럼 몸을 뒤척일 수 없었다. 유현진은 떠나려다가 갑자기 침대 시트의 붉은 색을 보았다. 핏자국을 알아본 그는 순식간에 우악이 일어 앞으로 나가 흉악하게 도수영의 목을 졸랐다. “도수영, 넌 정말 대단해.” “도수영,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온갖 천한 짓을 다 하는군, 정말!” 도수영은 너무 피곤해서 눈을 감았지만, 설명하지 않았다. 유현진의 말은 모두 사실이었고 어제 확실히 수술을 받았다. “말해!” “현진 씨, 내가 무슨 말을 하기를 원해?” 도수영은 천천히 눈을 떴다. 반짝이던 눈동자에는 쓸쓸함만 남았다. “어제 어느 병원에서 수술했는지 말할까? 현진 씨와 더는 할 말이 없어. 나는 돈을 위해서라면 어떤 비열한 짓이라도 할 수 있어.” “도수영!” 유현진은 손에 힘을 꽉 주며 도수영의 목을 부러뜨릴 뻔했다. 도수영은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현진 씨, 빨리 에덴의 낙원에 입금해. 난 아직 돈을 받지 못했어.” 돈밖에 모르는 도수영을 보며 유현진은 이를 갈았다. 도수영을 갈기갈기 찢어버릴 것처럼 노려보았다. 갑자기 유현진은 도수영을 노려보며 말했다. “도수영, 열여덟 번째 생일날 밤에도 수술을 받고 한 거야?” “나는 당신이 깨끗한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 거짓이었어.” 도수영의 창백한 얼굴은 더욱 참담해졌다. 극도의 굴욕감에 그녀는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유현진이 그녀를 이렇게 의심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열여덟 번째 생일날 밤, 도수영은 기쁨에 가득 차서 자신을 바쳤고, 바로 그날 밤 민준이를 가졌다. 도수영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남자와 여생을 같이 할 것이라고 믿었었다. 그토록 진실하고 열렬한 사랑이 그의 눈에는 연기로 보일 줄은 생각지도 못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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