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9장

임상준은 미래의 아내와 사이좋게 애정표현을 하였지만 유현진은 줄곧 여러 가지 불협화음을 만들어냈다. 자신을 이미 예비 시어머니로 여기는 이소유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벌떡 일어나 화가 난 듯 그를 노려보았다. “유현진, 너 약 잘 못 먹었니?” 유준섭은 원래부터 차갑고 쌀쌀맞았지만 누구든지 감히 자기 보배 아내를 화나게 하면 그도 참지 못했다. 그의 차가운 시선은 유현진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다. 그가 입을 열자 보이지 않는 위압감이 순식간에 거실 전체를 뒤덮었다. “유현진, 너 오늘 몸이 근질거리냐?” 유현진은 천천히 도수영의 얼굴에서 시선을 거두어들이며 놀란 어투로 말했다. “아빠, 엄마, 죄송해요. 손이 미끄러졌어요.” 유 씨 가문에서 유현진은 제일 냉정했지만 정은 가장 많았다. 이를테면 혈육의 정이라든가 은정이라든가... 그로 인해 그는 임연아의 신장의 은정을 지금까지도 고마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했다. 이 시각, 그는 임상준과 도수영의 애틋한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불쾌해도 그 감정을 발작하지 못하게 억지로 억눌러야만 했다. 그는 어머니가 임상준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었기에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어머니를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다. “저녁에 내 서재로 와!” 유준섭은 유현진에게 차갑게 명령을 내리더니 젓가락을 들고 이소유를 달래려는 듯 그녀에게 음식을 집어주었다. “여보, 이 탕수육 맛 좀 봐. 당신 요즘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하잖아. 이건 내가 특별히 상큼한 요리사에게 시킨 거야. 그리고 탕수연근도 있어...이 갈비찜은 당신은 먹지마, 당신이 만든 음식은 내가 제일 좋아하니까 내가 먹을게...” 도수영은 자신도 모르게 유준섭과 이소유를 부러워하며 정신이 흐리멍덩해졌다. 민준아, 너의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서로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봐! 유준섭과 같은 안하무인인 남자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이처럼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 세상의 불꽃이다. 유현진, 나도 일전에는 네가 나의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