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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장

결국 나는 거실 안으로 들어갔다. 임다은은 잠옷을 입고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 그 평온한 모습은 마치 우리가 처음 결혼했을 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 내가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을 텐데 임다은은 고개를 들지 않고 계속 책을 읽었다. 나는 소파 끝에 앉았다. 우리 두 사람은 한동안 침묵했다. 임다은이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결국 내가 참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냈다. “배씨 가문에 무슨 일이 있다는 거야?” 나는 오는 내내 생각했다. 우리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배씨 가문도 파산했다. 그런데 배씨 가문과 아버지에 관한 일이 뭐가 더 있을까? 임다은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배씨 가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아마 넌 그곳에 계속 숨어 있었겠지.” 그 말을 듣고 나는 속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무슨 뜻이야? 일부러 이 핑계를 대서 날 돌아오게 한 거야?” 임다은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꼭 그런 건 아니야. 근데 배씨 가문은 이미 사라졌는데 네가 이렇게 신경 쓸 줄은 몰랐어.” “임다은 네가 원하는 게 도대체 뭐야? 배씨 가문이 내 마음의 상처라는 걸 알면서 그걸로 이런 장난을 쳐? 재밌어?” 내가 보기에 임다은은 김현호가 시간이 없어서 만나러 오지 못하니 심심해서 나를 가지고 놀며 시간을 보내려는 것 같았다. 임다은은 책을 한쪽에 던지더니 일어서서 나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너 주다혜하고 무슨 관계야? 네가 주다혜 촬영장에 찾아간 거라며? 그런 곳에 파파라치가 얼마나 많은지 알면서 일부러 내 체면을 깎으려고 간 거야?” 임다은의 화가 난 얼굴을 보며 나는 코웃음을 쳤다. “네 체면을 깎았다고? 네가 내 앞에서 김현호의 편을 들면서 내 체면을 깎은 건 신경 안 써?” 부부로서 와이프가 남편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대스타인 김현호만 보호했다. 임다은은 왜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볼지 생각하지 않았을까? “내가 김현호의 편을 든 게 처음도 아니잖아.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어?” 임다은이 이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걸 보고 나는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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